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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한일상-집사가 되는 과정] <5>고양이는 '화장실'이 필요해요

모래 위에 용변 보고 덮을 줄 알아

고양이·집사 취향 따라 적절한 선택을





반려동물을 키울 때 가장 신경 쓰이는 것 중 하나는 역시 배변일 겁니다. ‘고양이는 도도하다’는 편견에 걸맞게 대체로 깔끔한 편이죠. 특별한 훈련 없이도 모래 위에 일을 본 뒤 이를 덮는 본능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고양이를 기르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하고 필요한 용품은 화장실이죠.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부분은 적절한 화장실 환경을 만들어 주는 일입니다. ‘프라이버시’가 보장되는 독립된 공간에 놓아두는 편이 좋습니다. 또 세탁기 옆이나 냉장고, 보일러 근처 등 시끄러운 장소는 선호하지 않죠. ‘큰일’을 보는 만큼 그 정도 예민함은 눈감아주셔야겠습니다.

누구나 용변 냄새가 나는 곳에서 식사하기 싫은 것처럼 밥·물그릇과 너무 가까이에 두셔도 좋지 않습니다. 그리고 가능한 한 짧은 주기로 모래에 뭉쳐진 대·소변을 치워주시는 게 바람직합니다. 이를 ‘집사’들의 은어로 ‘감자’ 캐기라고도 합니다. 매일 감자를 캐줄수록 고양이도 좋아하겠죠. 화장실 모래가 분변으로 가득하다면 고양이가 급기야 아무 곳에서나 ‘실례’를 범할 우려도 있습니다.



화장실 종류로는 개방형·후드형·리터박스·자동·반자동형 등이 있습니다. 먼저 개방형은 뚜껑이 없는 일반적인 형태입니다. 출입이 쉽고 용변을 볼 때 ‘집사’가 보이지 않으면 불안해하는 고양이에게 권할 만합니다. 벽이 낮을수록 고양이에겐 편하겠지만 그만큼 모래가 많이 튄다는 문제도 있습니다. 게다가 뻥 뚫려있기 때문에 냄새가 매우 잘 퍼지죠.

후드형 화장실은 사막화를 막아주지만 일부 고양이는 출입문을 어색해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기자의 반려묘도 문이 없는 화장실을 쓰고 있죠.


이런 단점을 보완한 게 후드형입니다. 뚜껑을 덮었기 때문에 모래와 냄새의 확산을 막아주고 고양이의 사생활을 지켜주는 장점이 있죠. 하지만 출입문이 익숙하지 않은 고양이가 처음에 사용하는 데 어려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기자의 반려묘 역시 들어가긴 했는데 스스로 나오질 못해 결국 문을 떼어야만 했죠.

고양이가 일을 본 후 당연히 발과 털에 모래를 묻히고 나옵니다. 그래서 바닥엔 모래 알갱이들이 굴러다니게 마련이죠. 이를 집사들 용어로 ‘사막화’ 현상이라 부릅니다. 이 사막화 현상을 최소화한 제품이 리터박스랍니다. 출입문이 천장에 있어 모래를 어느 정도 털고 나올 수 있겠습니다. 그 아래 매트를 배치하시면 금상첨화겠죠. 또 사방이 완벽하게 막혀있으니 고양이에겐 더욱 아늑한 느낌을 줄 수 있겠네요. 이외에도 고양이의 분변을 기계가 알아서 걸러주는 자동형과 레버를 내리면 모래를 제외한 나머지를 아래 분변통으로 모으는 반자동형이 있습니다.

화장실의 크기 역시 중요합니다. 사람도 지나치게 좁은 화장실이 불편하듯 고양이 또한 마찬가지겠죠. 반대로 샴처럼 몸집이 잡거나 어린 고양이에겐 높이가 낮아 쉽게 드나들 수 있는 화장실이 더 적합합니다.



모래도 화장실만큼 종류가 다양합니다. 입자가 굵고 큰 것부터 얇고 작은 것도 있고 향기 유무, 재질에 따라 선택의 폭이 매우 넓죠. 그만큼 나름의 장·단점이 있으니 참고하시고 신중히 결정해야겠습니다.



기자는 현재 벤토나이트 모래를 쓰고 있습니다. 운동장 바닥에 있는 실제 모래와 촉감이 비슷해 고양이들이 비교적 좋아합니다. 무게가 제법 나가고 입자가 작아 탈취력이 양호하죠. 또 응고력이 우수하고 뭉쳐진 후 모양이 오염되지 않은 모래와 확연히 달라 화장실 청소가 용이합니다. 다만 고양이의 발과 털에 잘 붙어 앞서 말씀드린 사막화 현상의 ‘주범’격이기도 합니다. 고양이가 일을 끝내고 모래를 덮을 때 먼지가 일어 간혹 어리바리한 새끼 고양이에겐 눈병을 유발할 수도 있습니다.

친환경적인 우드펠릿 모래 역시 나무향이 배어 탈취력이 좋습니다. 소변이 닿으면 가루로 분해되거나 응고될 때 흡수력 또한 양호한 편입니다. 그러나 부서지는 우드펠릿은 고양이 털에 붙기 쉽다는 단점이 있죠.

재활용 종이를 활용한 펄프 모래도 있습니다. 무게가 매우 가볍고 다 쓴 모래를 화장지처럼 변기에 넣어 버릴 수 있어 처리가 아주 간편하죠. 입자가 작지 않아 사막화 또한 적은 편이지만 특정 향이 포함된 제품이 아니라면 탈취 효과는 제한적입니다.

크리스털 모래도 입자가 큰 편이라 먼지 걱정이 없고 발바닥에 잘 묻어나오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탈취력이 뛰어나고 수분을 잘 흡수한다는 장점이 있죠. 그러나 응고가 되지 않아 고양이가 대변을 봤다면 집사는 빠른 시간 안에 이를 따로 버려주는 편이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흔히 쓰이는 두부 모래가 있어요. 이름처럼 콩비지·옥수수 등으로 만들었습니다. 독특한 향이 있어 탈취 효과가 있고 흡수 역시 빠른 편입니다. 친환경적이라 직접 변기에 버리거나 일반 쓰레기로 편리하게 버릴 수 있죠. 다만 두부 모래 특유의 향을 고양이가 싫어할 가능성도 상당하고 보관이 잘못되면 벌레가 생기기도 합니다. 수의사 선생님들 얘기론 드문 케이스로 고양이의 알레르기를 유발하기도 한다네요. 그리고 기자가 전에 기르던 고양이는 두부 모래를 맛있게 먹어 바꾼 적도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반려묘 ‘찡찡이’의 화장실을 청소하고 있습니다. 일국의 대통령도 ‘집사’라면 필수로 해야 하는 일이죠. /문재인 대통령 트위터 캡처


고양이와 집사의 성향에 따라 알맞은 선택을 하시길 바랍니다. 하지만 말이 쉽지 고양이가 어떤 화장실을 원하는지 알 수는 없겠죠. 통상 고양이 화장실의 개수는 ‘기르는 마리 수+1’이라고 하더군요. 화장실을 골라 쓸 수 있는 선택권을 넓혀줄수록 엉뚱한 곳에 ‘사고’를 치지 않고 제대로 사용할 확률도 높아진답니다. 기자 역시 처음에 고양이를 입양했을 당시 화장실을 한 개만 두었다가 ‘의도하지 않은 곳’에 고양이가 일을 보게 했죠. 그리고 사실 그곳이 화장실을 놓을 최적의 장소란 반증이기도 합니다. 어차피 두 개 이상의 화장실이 필요하다면 각각 다른 모래를 깔아주시고 행동을 관찰한다면 대략적인 선호도를 파악할 수 있겠죠. /김태원기자 reviv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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