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첫 방송된 tvN 토일드라마 ‘화유기’에서는 우마왕(차승원 분)과 진선미(오연서 분)와의 뒤얽힌 악연과 함께, 삼장인 진선미가 손오공(이승기 분)과 만나 벌어지는 과정들이 그려졌다.
요괴를 보는 능력을 가진 어린 진선미는 우연히 만난 우마왕과 거래를 하게 됐다. 그의 부탁을 받고 화초선을 가져다주기로 한 것이다. 화초선을 가지러 간 오행산에서 진선미는 그곳에 갇힌 손오공을 발견하게 됐고, 그와 계약을 하게 됐다.
“손오공의 이름을 부르면 언제든 달려와 도와주겠다”고 계약한 뒤 오행산에서 탈출한 손오공이지만, 이후 그는 계약을 어기고 자신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도록 했다.
그로부터 25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진선미는 과거 손오공을 오행산에서 풀어준 죄로 삼장이 돼 있었다. 진선미는 능력을 활용해 흉가 전문 부동산을 차렸고, 요괴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면서 손오공의 행방을 추궁하기도 했다.
우마왕은 신선이 되기 위한 수행에 한창이었다. 천계 복귀를 꿈꾸던 손오공은 선행포인트를 착실하게 쌓아갔지만, 스승인 수보리도사(성지루)는 천계 복귀가 어렵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삼장을 잡아먹겠다며 난동을 부리기 시작했다. 수부리도사는 그러한 손오공을 보고 우마왕을 찾아가 “손오공이 삼장을 찾겠다고 한다. 진선미를 보호해달라”고 당부했다. 우마왕은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
손오공은 진선미를 찾아갔고, 자신의 이름을 아냐며 난동을 부렸다. 이에 진선미는 “그 쪽 이름 안다”고 도발하면서 “나는 잘 살고 있다. 못 부르는 게 아니라 안 부르는 것”이라고 대응해 손오공을 초조하게 했다.
그러던 중 진선미가 위협을 느끼는 사건이 발생했다. 목각귀의 아내가 손오공을 습격했는데, 그런 과정 속 진선미가 피를 흘리게 된 것이다. 진선미의 피는 연꽃향이 났고, 그가 피를 흘리자 곳곳에 요괴들이 깨어났다. 악귀들은 진선미를 향해 모여들었고, 손오공은 현장에 나타나 모두 물리쳤다. 진선미는 손오공이 자신을 지켜준 것이라고 착각했지만, 손오공은 “널 잡아먹으러 왔다”며 웃었다. 뒤늦게 도착한 우마왕도 “이 녀석도 삼장을 찾아냈나”라며 이를 갈았다.
‘화유기’는 고대소설 서유기를 모티브로 퇴폐적 악동 요괴 손오공과 고상한 젠틀 요괴 우마왕이 어두운 세상에서 빛을 찾아가는 여정을 그린 드라마이다. ‘화유기’는 기획 단계부터 대중의 뜨거운 관심을 모았던 작품이었다. ‘최고의 사랑’으로 최고의 호흡을 보여주었던 작가 홍자매(홍정은, 홍미란 작가)와 박홍균 PD, 그리고 차승원이 의기투합한 작품이었던 것이다. 심지어 또 다른 주인공 중 한 명인 손오공은 군대에서 막 제대한 이승기였다. 이승기의 경우 제대도 하기 전 ‘화유기’ 제작진의 뜨거운 러브콜을 받았던 배우였다. 끈질긴 구애 끝에 이승기는 제대를 하자마자 ‘화유기’의 출연을 결심하게 됐다. 이승기와 차승원 외에도 삼장으로 여배우인 오연서가 발탁이 되며 작품에 대한 기대를 더욱 높였다.
안방극장의 기대는 웃음으로 돌아왔다. 차승원의 코믹연기는 보는 이들을 웃음 짓게 했고, 오랜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한 이승기였지만 어색함을 찾아볼 수 없었다. 오연서와 성지루가 보여주는 안정적인 연기 또한 극에 몰입할 수 있도록 해주는 요소 중 하나였다. 이들 배우는 코믹부터 액션까지 능숙하게 소화하며 ‘화유기’를 이끌어 나갔고, 이승기와 오연서는 나름의 케미를 자랑하며 훗날 로맨스 연기 또한 기대케 했다.
박홍균 PD의 유려한 연출과 함께 오행산, 각종 귀신의 등장 등을 표현한 CG의 활용도 또한 훌륭했다. 화려한 CG와 영상기법으로 ‘화유기’는 볼 거리 또한 제공하면서 ‘대작’의 탄생의 기운을 내뿜었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다. 전반적으로 재밌고 즐거웠던 ‘화유기’이지만 한편으로는 홍자매 작가의 히트작인 ‘최고의 사랑’ ‘주군의 태양’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 등 히트작들의 인기요소만을 모아놓은 듯 어디서 본 듯한 느낌을 주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화유기’는 서유기를 현대적인 시각에서 재해석하는데 성공적이었고, 드라마는 전체적으로 재미를 이끌어 내는 데에 성공했다.
시작이 좋다. ‘화유기’는 이 기분좋은 시작을 끝까지 이끌고 갈 수 있을까. ‘화유기’는 매주 토일 오후 9시 방송된다.
/서경스타 금빛나기자 sestar@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