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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미래를 이야기하자] 시진핑 "AI 퍼스트" 천명...응용산업 '앱 기술'은 이미 美 추월

<1> 첨단산업 굴기...AI 대국 꿈꾸는 중국

'중국제조 2025' 전략 이어 모바일 강국·AI 굴기 가속

정부, 인공지능·반도체 등 5개분야 대대적 투자·지원

다타커지·바이두·알리바바 등 글로벌기업으로 성장

일본 소프트뱅크의 휴머노이드 로봇 ‘페퍼’에 중국의 인공지능(AI) 구동 앱이 적용된 모습을 형상화한 이미지.




지난해 12월30일 오후 중국 베이징 조양구에 위치한 소호(SOHO) 빌딩. 이곳은 수도 베이징의 4차산업 혁명을 주도하는 산실 가운데 하나로 통한다. 세밑을 맞아 찾은 이곳에서 주변 사무실들이 일찌감치 퇴근 분위기인 것과 달리 소호 3구 33층에 자리 잡은 인공지능(AI) 애플리케이션 개발 기업 ‘다타커지(Cloudminds)’는 새로 개발된 신제품 소프트웨어(SW) 시험 작업으로 열기가 달아올라 있었다.

지난 2015년 중국 선전시에 설립된 다타커지는 창업 3년 차에 직원 400여명을 거느리고 쓰촨성 청두시부터 미국 실리콘밸리, 일본 도쿄에까지 지사를 두는 유망기업으로 급성장했다. 아직은 신생기업에 가깝지만 휴머노이드 로봇 ‘페퍼’로 유명한 일본 소프트뱅크는 물론 AI 로봇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구글의 로봇 자회사를 비롯해 미 실리콘밸리의 여러 기업으로부터 이미 AI 로봇 범용 앱 개발 기술력을 높게 인정받는 회사다. 다타커지의 창업자 왕빙(51)은 창업 당시 “AI 분야에 대한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계획에 힘입어 인터넷 보안 분야에서 과감하게 AI 분야로 시선을 돌렸다”면서 “AI 원천기술 분야에서는 중국이 아직 세계 정상 수준에 못 미치지만 AI 응용산업 분야에서는 중국이 이미 미국을 넘어 세계 최고 수준에 올라섰다”고 강조했다.

◇미래 사업 전략 주도하는 중국 정부=중국 AI 응용산업 분야에서 이미 중견기업 대열에 올라선 다타커지는 중국 정부가 미래 산업으로 주력하는 AI 분야 발전 계획의 역사와 발걸음을 같이하는 기업이다. 다타커지가 설립된 2015년은 세계 4차 산업혁명의 주인공으로 도약하기 위해 중국 정부가 야심 차게 발표한 미래산업 전략 ‘중국제조 2025년’이 모습을 드러낸 해다. 리커창 총리는 그해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개막식 업무보고에서 산업 고도화 청사진인 ‘중국제조 2025’를 처음으로 언급했고 같은 해 8월 국무원 비준을 거쳐 인터넷과 제조업 융합을 통한 이 신산업 발전계획이 본격적으로 시행되기 시작했다. 인건비 상승과 공급과잉 등으로 성장 탄력이 주춤해지면서 제조업 업그레이드 방안을 고심하던 중국이 독일의 차세대 제조업 발전전략 ‘인더스트리4.0’ 정책을 벤치마킹해 고안해낸 국가 주도의 신산업 정책이 닻을 올린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주역 국가를 꿈꾸는 중국 지도부의 야심은 ‘중국제조 2025’의 구호에서 끝나지 않는다. 1단계인 2025년까지 글로벌 제조 강국의 반열에 올라서고 2단계로 2035년에는 독일과 일본 제조업 수준을 뛰어넘은 뒤 2049년께 세계 최강국 미국 수준의 제조업 선도국가가 되겠다는 것이 중국이 꿈꾸는 미래다.

◇모바일 강국 넘어 ‘AI 굴기’ 나서=올해 3월 전인대 개막 연설 업무 보고에서 리 총리는 처음으로 AI라는 단어를 등장시키며 신소재·집적회로(반도체)·바이오제약·5G통신과 함께 AI를 5대 전략적 신흥산업으로 꼽았다. AI 분야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중국 인터넷 최대 포털 바이두의 리옌훙 회장은 “5년 전 리 총리가 전인대 업무보고에서 처음으로 인터넷을 언급한 것보다 이번 AI의 등장은 의미가 더 크다”며 “중국은 이제 모바일 강국을 넘어 AI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집권 2기 팡파르를 울린 지난해 10월 공산당 19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 “인터넷·빅데이터와 AI를 실물경제와 융합해 국가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하며 신경제 산업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재확인했다.



지도부의 AI에 대한 전략적 지원 언급은 다타커지와 같은 AI 응용 분야 기업들에는 획기적인 성장 발판이 된다. 창업 후 뚜렷한 실적을 내지 못했던 다타커지는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판로 지원 등에 힘입어 지난해 2억~3억위안의 매출 실적을 일궈냈다. 지난해 7월 국무원이 발표한 ‘차세대 인공지능 발전 규획’도 중국 AI 산업에 전환점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정부 지원 발판으로 신산업 굴기 나서는 중국 기업들=중국 정부의 제조 2025 계획과 차세대 AI 발전 규획 등에 힘입어 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 등 중국 테크 기업들은 전자상거래와 게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시장은 물론 자율주행과 로봇 등 4차 산업혁명 분야의 굴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인터넷 포털 바이두의 경우 지난 3년간 AI 분야에 10억달러를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알리바바는 향후 3년간 AI 개발에 150억달러를 투자하고 미국 등 7개국에 인공지능 연구소를 세울 계획이다. 올봄에는 중국의 AI 굴기를 세계에 알리는 이벤트로 텐센트가 자체 개발한 AI와 중국의 바둑 9단 커제와의 바둑 토너먼트가 예고돼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해 1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중국 방문을 앞두고 “미국이 무역격차 해소라는 단기적 목표에만 집착하는 반면 시 주석은 2025년 세계 최강의 제조업 국가 건설, 2050년 세계를 선도하는 현대 사회주의 건설이라는 장기 목표를 향해 뛰고 있다”면서 “미국은 중국의 과거에 눈을 두고 있지만 중국은 미국의 미래를 향해 가고 있다”고 꼬집었다.

/베이징·우전=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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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병문 기자 국제부 hb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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