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 세계를 위협할 최대 리스크로 ‘중국의 부상’이 꼽혔다. 미국의 영향력이 줄어드는 틈을 타 글로벌 패권을 노리고 세력을 확장하는 중국이 국제사회의 혼란을 초래하면서 지난 2008년 금융위기와 맞먹는 지정학적 위기가 도래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미국 정치컨설팅 업체인 유라시아그룹은 2일(현지시간) 발표한 ‘2018년 세계 10대 리스크’에서 중국의 부상을 1위로 지목하며 이같이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일방적인 노선으로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리더십이 상실되며 중국이 무역·투자·기술개발 등 다방면에서 저항 없이 영향력을 확대해나가고 중국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국제기준이 아시아태평양 지역 민주국가들과의 긴장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유라시아그룹은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 등장에 따른 ‘독립적인 미국’을 최대 리스크 요인으로 꼽은 바 있다.
두 번째 리스크로는 ‘오판에 따른 우발적 충돌’이 꼽혔다. 북한이 핵·미사일 위협을 지속하고 시리아를 둘러싼 미국과 러시아 간 긴장이 고조되는 등 곳곳에 국제적 분쟁으로 심화할 수 있는 불씨가 도사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언 브레머 유라시아그룹 회장은 “(러시아 커넥션 등) 국내 문제를 국외로 돌리려는 트럼프 정부가 북한 해역 봉쇄 등 군사행동에 나서면서 우발적으로 실제 공격까지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인공지능(AI) 등 기술 분야를 둘러싼 경쟁이 올해 경제대국들 사이에 또 다른 냉전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아울러 유라시아그룹은 미국과 이란 간의 긴장을 리스크로 언급하며 “이란 핵협정이 실패하면 이란은 핵 프로그램을 강화할 것이고 미국의 위협은 커지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트럼프발(發) 보호무역주의로 각국의 규제장벽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과 반체제 정서 고조로 자유민주주의를 표방하는 국가들의 정치제도에 대한 신뢰가 급격히 약해지는 것도 주요 리스크에 포함됐다.
국가별로 보면 멕시코와 영국이 올해 고난의 해를 보내면서 국제사회에 부담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멕시코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 영국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 협상에서 각각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이밖에 인도 등 남아시아 국가들은 민족주의, 반소수집단 정서 등으로 정치적 혼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되고 아프리카는 잦은 테러와 정치불안으로 위험에 빠질 것으로 예상됐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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