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가 한국방송(KBS) 보궐 이사에 김상근(사진) 목사를 추천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 절차를 마무리하면 KBS 이사회는 여권 우위로 재편돼 고대영 사장 교체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방통위는 4일 정부과천청사에서 비공개 전체회의를 열어 강규형 전 이사 해임으로 공석이 된 KBS 보궐 이사 자리에 김 목사를 추천하는 내용의 안건을 의결했다. 김 목사는 기독계 원로 인사로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 총무, 대통령 직속 방송개혁위원회 위원, 한국디지털위성방송이사회 의장 등을 지냈다. 보궐 이사의 임기는 오는 8월 31일까지다.
김 목사가 보궐 이사로 임명되면 KBS 이사회는 여권 추천 6명, 야권 추천 5명으로 구도가 뒤바뀐다. KBS 사장 해임과 선임은 이사회 과반 찬성으로 의결할 수 있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새노조)는 고 사장 등 주요 경영진의 퇴진을 요구하며 이날 기준으로 123일째 파업 중이다.
방통위는 KBS 보궐 이사 임명 건의안을 의결하면서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 지원과 공영방송 정상화를 위해 노조가 하루빨리 업무에 복귀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부대 의견을 달았다.
KBS 이사회 구성원 교체 움직임과 관련해 해임된 강 전 이사와 자유한국당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강 전 이사는 지난 3일 해임 결정에 불복해 문 대통령을 상대로 서울행정법원에 처분 취소 소송을 냈다. 한국당 역시 방통위가 KBS 보궐 이사 선임 관련 절차를 진행하지 못하도록 해달라는 내용의 가처분 신청서를 서울행정법원에 냈다.
방통위는 이날 문화방송(MBC)의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고영주 이사 해임안도 의결했다. 방문진 이사회는 지난해 11월 당시 고영주 이사장의 불신임안을 가결한 뒤 이사직 해임도 방통위에 요청했다. 방문진은 지난해 12월 MBC에서 해직됐던 최승호 뉴스타파 PD를 신임 사장으로 선임했다.
/지민구기자 mingu@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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