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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동양사 대부 전해종 교수 별세





광복 후 중국사와 한중관계사를 연구하며 한국 동양사학의 기틀을 다진 전해종 서강대 명예교수가 5일 오전3시30분 별세했다. 향년 99세.

고인은 서울대를 졸업하고 서울대와 서강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서강대에서 국사의 이기백 교수, 서양사의 길현모·차하순 교수와 함께 ‘서강사학’의 전성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학술적으로는 조선시대 후기 청나라·일본과의 교섭 문서를 집대성한 책인 ‘동문휘고(同文彙考)’를 분석해 한중관계사와 중국적 세계질서에 따른 외교관계 연구에서 독보적인 성과를 이룩했다. 특히 한반도 왕조와 중국의 관계를 조공(朝貢)과 책봉(冊封)이라는 양대 축으로 이해하고자 했고 조공이 강요나 착취에 따른 일방적 퍼주기가 아니며 조공과 책봉은 호혜적(互惠的) 관계라고 봤다.



고인은 후학에 대한 사랑도 대단했다. 독립운동가였던 조부와 부친 덕분에 받은 유공자 수당을 차곡차곡 모은 뒤 ‘경백동양사연구기금’을 만들어 서울대와 서강대·동양사학회에 각각 1억원을 기부했다. 또 평생 수집한 장서는 중국 저장대에 기증했다. 고인은 구순 생일잔치에서 삶을 반추하면서 “100점 만점에 60점 혹은 그 이하를 주고 싶다”고 겸손해하기도 했다. 그는 “골프 치고 약주 한 것, 보직교수를 맡은 것으로 점수가 깎였다”며 “집중해 연구하지 못하고 방향을 잘못 잡기도 했다”고 회고했다.

한국역사학회와 한국동양사학회의 발기인으로 참여했고 동양사학회와 백산학회의 회장을 지냈다. 지난 1977년 대한민국학술원 회원으로 선임돼 40년간 활동했다. ‘한중관계사 연구’ ‘한국과 동양’ ‘한국과 중국’ ‘역사의 이론과 서술’ 등의 저서를 남겼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오는 8일 오전이다.

/나윤석기자 nagij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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