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공장장 봉작가’를 시작으로 국민연극 ‘라이어’ 20주년 기념 특별 공연, 뮤지컬 ‘은밀하게 위대하게’ ,‘S 다이어리’ , ‘그 여름, 동물원’에 이어 사극 ‘여도’에 도전장을 내민 것.
최근 1년 사이에 이렇게 많은 공연 행보를 이어간 아이돌 배우는 없다. 보여주기식 행보가 아닌 본인이 간절히 염원했던 일이었기에 가능했다.
병헌은 “타이밍이 잘 맞았다. 한 작품이 끝날 때쯤 계속 새로운 작품 쪽과 연이어 미팅을 갖게 됐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병헌은 실제 무대에서 시행착오를 겪으며 스펀지처럼 하나 하나 흡수해가고 있었다.
“공연을 하면서 좀 더 배우고 싶은 마음이 크다. 공연은 반복의 연속이잖아요. 거기서 제 스스로 얻는 게 많다.”
병헌이 공연중인 연극 ‘여도’(연출 김도현)는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과거 단종의 시점과 현재 세조의 시점을 오가며 단종 죽음의 실마리를 파헤치는 명품 추리 사극이다. 어린 나이에 왕위에 올라 불안정한 정세 속에 살아가는 인물인 단종 역은 병헌, 블락비의 이민혁, 이선이 트리플 캐스팅 됐다.
“‘여도’의 사극체도 어렵지만, 몰입하는 장면이 너무 많아서 공연 끝나면 기가 다 사라지는 기분이다”고 말하는 배우 병헌. 하지만 얼굴엔 행복함이 가득했다. 하나 하나 필모가 쌓여갈수록 그의 대사 톤, 액팅에선 자신감이 묻어나왔다.
“솔직히 말해 욕심은 있는거죠.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이 매 공연마다 생기는 것 같아요. 그걸 조금 즐기고 있어요. 작품이 크고 작고를 떠나서 역할들이 저랑 잘 맞고, 내용이 좋으면 끌리게 되는 것 같아요. ”
2010년 아이돌 그룹 멤버로 데뷔한 병헌은 연기자에 대한 꿈을 늘 품고 있었다. 연기자로 전향한 이후 드라마 ‘딴따라’, 영화 ‘절벽 위의 트럼펫’ 등에 출연했다. 그의 취미는 영화 보기이다. 바쁜 와중에도 최근 영화를 놓치지 않고 챙겨본다고 했다. 연극 무대 데뷔 전에는 대학로로 무작정 가 끌리는 작품을 예매하며 봤다고 했다. 그의 열정은 뜨거웠다.
“대학로에서 공연을 보면서 무대 위에서 배우가 몰입 해 있을 때, 같이 몰입이 되는 기분이 좋더라. 배우가 몰입이 깨져버리면 관객인 저도 깨지는 게 많더라. 그 경험 그대로 무대 위에서 몰입하고자 한다. 다음 행보는 어떻게 될지 저 역시 궁금하다. 우선 2018년 신년 계획은 ‘여도’를 잘 끝내는 거다.”
한편, 연극 ‘여도’는 2월25일까지 한전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서경스타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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