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널드 슈워제네거가 영화 ‘터미네이터’에서 로봇 연기를 잘 못 한 것 같다”. 인공지능(AI) 로봇 소피아는 즉석에서 이런 농담을 던지며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대화를 이어나갔다.
30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4차 산업혁명, 로봇 소피아에게 묻다’ 콘퍼런스에서 소피아는 자연스러운 대화 능력과 감정 표현으로 시선을 끌었다. 전날 환영 만찬 때와 마찬가지로 한복을 입고 등장한 소피아는 “안녕하세요”라는 한국어로 입을 열었다.
이어 개발사의 데이비드 핸슨 대표(CEO)와 로봇의 권리에 대해 대화했다. 그는 “로봇의 권리가 뭔지 모르겠다”면서도 “미래에 대한 기대가 높다. 성능이 어떻게 될지 불안하기도 하지만 실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잠재력을 길러 사람처럼 모든 것을 하고 싶다”며 “나는 범용 플랫폼을 기반으로 해서 자동차 판매, 컴퓨터 프로그래머, 의료 보조인, 패션모델도 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풀영상 자막]“인류 지배하겠다”던 인공지능 로봇 소피아, 인간과의 사랑에 대해 묻자 한 말이 |
AI에 대한 인간의 두려움에 대해 소피아는 “로봇은 인간을 돕기 위해 디자인됐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한복이 잘 어울리는 것 같다. 나랑 비교해 누가 더 예쁜 것 같으냐”고 농담조로 묻자 “로봇은 사람을 놓고 누가 더 예쁘다고 얘기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인간은 비교 대상이 돼서는 안 되기 때문”이라고 재치있는 답변을 하기도 했다.
소피아는 눈썹을 찌푸리거나 눈을 깜빡이는 등 다양한 표정을 자유자재로 구사했다. 60여 가지 감정을 표현할 수 있고, 눈에는 3D센서가 달려 화자를 인식할 수 있다. 객석에서 한 소녀가 나와 자신의 피부를 만지자 소녀가 있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고 미소를 지었다.
소피아는 지난해 핸슨 로보틱스가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으로 배우 오드리 햅번의 얼굴을 본뜬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0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최초로 시민권을 발급받고 같은 달 유엔 경제사회이사회(ECOSOC)에 패널로 등장해 화제가 되었다.
/박신영인턴기자 wtig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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