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엔지니어링이 말레이시아에서 3억 5,000만달러(약 3,750억원) 규모의 정유공장 고도화 사업을 수주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2일 말레이시아 국영석유회사 페트로나스(Petronas)의 자회사인 말레이시아 정유회사(MRCSB)와 멜라카 정유공장 고도화 사업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이번 사업에서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에서 남동쪽으로 약 150km 떨어진 멜라카시의 정유공장단지 안 공장에서 생산되는 디젤의 황 함량을 유로(EURO)5 등급 수준으로 낮추는 설비를 건설하고 이와 연관된 각종 설비도 고도화하게 된다.
고도화 사업은 산업단지 안의 협소한 공간에서 공장 가동을 일시적으로 중단한 기간 동안 진행한다. 또한 기존 공장과 신설되는 설비들의 공정을 매끄럽게 연결해야 하는 고난도의 기술을 요구하는 사업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이번 공사를 관련 설계, 구매, 시공을 모두 맡는 EPC 턴키(Turn Key) 방식으로 진행한다. 지난해 말 착공해 2020년 하반기경 완공 예정이다.
유로 등급은 유럽연합(EU)이 정한 자동차 유해가스 배출기준으로, 디젤 연료를 일산화탄소, 질소산화물 등 각종 오염물질이 포함된 비율에 따라 유로1~6 등급으로 분류한다. 전세계적으로 환경 규제 기준이 강화되는 추세에 따라 말레이시아 정부는 오는 2020년 4분기까지 판매되는 모든 연료의 등급을 유로5 등급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이번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말레이시아에서 향후 예상되는 추가 사업 수주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지난 2014년 페트로나스가 발주한 말레이시아 가스처리플랜트 고도화 사업을 비롯해 2016년 투르크메니스탄 키얀리 원유처리시설 증설 사업을 준공하면서 보여준 사업수행능력이 이번 사업 수주에 도움이 됐다”며 “현장 인근에서 2,000MW급 석탄화력발전소와 2,242MW급 복합화력발전소 등 2개의 발전소 건설 사업을 수행하고 있어 현장 간 설비 및 현지 정보 공유 등 시너지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현대엔지니어링은 해외건설협회 기준 2017년도 국내 건설사 해외건설 총 수주액의 16.8%에 달하는 48억 6,000만달러를 수주하며 국내 건설사 중 가장 많은 수주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는 해외에서 지난해 실적보다 약 12% 늘어난 54억 6,000만달러 규모를 수주한다는 목표다. /박경훈기자 socoo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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