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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아뿌리 염증 잡으니 당뇨병 환자 혈당 '뚝'

치주질환, 당뇨와 밀접한 연관

인슐린 기능 방해·혈관 손상시켜

치태·치석은 물론 치아 뿌리의 염증을 제거하는 치근활택술을 받은 당뇨병 환자는 6개월 뒤 당화혈색소와 공복혈당이 떨어지는 효과를 봤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스페인 바르셀로나대학의 미겔 비냐스 교수팀(미생물학)이 최근 ‘임상 치주학 저널(Journal of Clinical Periodontology)’에 발표한 연구 논문에 따르면 당뇨병 환자의 치아 건강상태가 혈당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이 스케일링 또는 치근활택술을 받은 2형 당뇨병 환자 90명을 대상으로 3개월·6개월 뒤 당화혈색소와 공복혈당을 비교했더니 치근활택술을 받은 그룹은 6개월 뒤 당화혈색소 수치와 아침 공복혈당이 모두 낮아졌다. 반면 스케일링 그룹은 별로 개선되지 않았다.





당화혈색소는 산소를 운반하는 적혈구의 혈색소(헤모글로빈) 분자가 혈액 속의 포도당과 결합한 것이다. 적혈구는 일정 기간(약 120일)이 지나면 새로운 적혈구로 대체되기 때문에 당화혈색소는 대체로 2~3개월 동안의 혈당 상태를 알 수 있는 지표다.

비냐스 교수는 “치근활택술 그룹은 구강 박테리아도 크게 줄었다”며 “구강위생을 잘 관리하고 주기적으로 치과 검사를 받는 것이 혈당 관리에도 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케일링은 잇몸에 덮이지 않아 육안으로 드러나 보이는 부분의 치석만 제거한다. 반면 치근활택술은 눈에 보이지 않는 치근에 낀 치석까지 제거한다.



잇몸이 붓거나 피가 나는 치주질환은 주로 치태·치석이 염증을 일으켜 생긴다. 치주질환은 ‘당뇨의 여섯 번째 합병증’이라고 알려질 만큼 당뇨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당뇨 환자의 조절되지 않는 고혈당은 치주질환 감염과 치유에 악영향을 끼친다. 당뇨가 조절되지 않는 환자는 건강한 사람에 비해 치주질환이 3배 정도 높게 나타나고 담배를 피울 경우 그 위험이 20배까지 높아진다. 구강건조증, 충치, 구강 칸디다균 감염 등 구내 불편감과 통증을 동반하는 다양한 구강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치주질환 역시 당뇨와 같은 만성질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치주질환으로 발생한 구강 내 세균과 독소, 질환부에서 형성된 염증성 매개물질은 혈관에 전달돼 면역염증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인슐린의 정상적 기능을 방해해 혈당치도 높인다. 혈관내피세포를 손상시키거나 혈액을 응고시켜 혈전을 형성하는 등 협심증·심근경색에 관여하기도 한다. 호흡기 질환을 유발하는 구강 내 세균이 폐로 유입되면 폐렴 등이 발생하거나 기도가 만성염증반응으로 좁아질 수 있다.

홍지연 경희대치과병원 치주과 교수는 “치주염을 같이 앓고 있는 당뇨 환자가 치주 치료를 받지 않고 방치하면 고혈당의 조절이 잘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으니 꼭 함께 치료받는 것이 좋다”며 “당뇨환자는 증상이 없더라도 3~6개월에 한 번씩 정기적인 구강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홍 교수는 또 “만성질환과 치주질환은 생활습관, 환경적·사회적·경제적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오랜 기간에 누적돼 나타난다”며 “조기 발견과 예방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잇몸이 건강하거나 잇몸에만 염증이 있는 치은염 상태에서 스케일링을 받으면 며칠간 치아가 조금 시리다가 대부분 정상으로 돌아온다. 하지만 치조골이 파괴되는 치주염 단계까지 진행되면 스케일링 후 치아 뿌리가 노출돼 시린 증상의 기간이 길다. 염증이 가라앉으면 뼈가 없어진 자리가 잇몸 밖으로 나타나 치아 사이에 공간이 생기기도 한다. 이미 없어진 치조골은 다시 재생되기 쉽지 않다. 정종혁 경희대치과병원 치주과 교수는 “치조골이 파괴됐다면 치근활택술을 받아야 한다”며 “그래도 치료가 어렵다면 잇몸 수술을 고려하고 골 이식을 진행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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