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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對美수출 물량 떠밀려올라" EU, 韓철강에 '반덤핑 칼날'

튜브·파이프피팅 조사 착수

통상제재 유럽으로 확산 우려

유럽연합(EU)이 한국산 철강재에 대한 반덤핑조사에 돌입했다. 미국의 통상장벽에 막힌 한국산 철강이 역내로 떠밀려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나온 첫 조치다. 미국에서 한국산 철강을 송두리째 집어삼킨 통상제재의 불길이 유럽 땅까지 번지는 모양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유럽집행위원회는 지난달 27일부터 한국 등 철강수출국의 튜브 및 파이프피팅에 대한 반덤핑조사에 착수했다. 튜브·파이프피팅은 파이프나 튜브 등을 서로 연결하는 배관재다. EU가 한국산 철강재에 반덤핑의 칼날을 들이댄 것은 지난 2014년 전기강판 조사 이후 4년 만이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10월 한국산 철강이 덤핑으로 들어와 유럽 업체들의 이익을 침해하는 데 더해 일자리까지 빼앗고 있다는 사실을 밝히기 위한 조치다. 미국이 최근 한국산 철강에 무차별로 관세 폭탄을 안기는 것과 같은 논리다. 유럽 철강업체들은 진정서에 미국발 통상제재로 인한 파급효과가 역내에 미칠 수 있다는 우려를 담았다. 미국 수출길이 막힌 한국산 철강이 유럽으로 밀려 들어올 수 있다는 것이다.

철강업계는 미국발 보호무역의 광풍이 EU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로 바짝 긴장하고 있다. EU가 미국처럼 한 제품에 대해 꼬투리를 잡아 다른 철강재에도 무더기로 통상제재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의 초고강도 통상제재인 무역확장법 232조(안보를 빌미로 철강수입 자체를 막을 수 있는 조항) 발동이 임박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직후 이번 조치가 나왔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이 무역확장법 보고서에 한국산 철강을 제재하는 논리를 만들어주면 EU도 이를 받아 한국산 철강을 봉쇄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업계 고위관계자는 “국내 업체들이 미국의 통상제재가 노골화하면서 수출국가를 다변화하는 식으로 대처했는데 이마저도 어려워질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김우보·구경우기자 ub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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