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가 적발한 성매매·음란 정보 중 75% 가량이 미국 야후의 SNS 미디어인 ‘텀블러’에서 유통된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 단속을 피해 불법 정보 유통 채널이 해외 사이트로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18일 방심위에 따르면 지난해 방심위가 인터넷 불법·유해 정보에 내린 시정요구는 8만4,872건이었다. 방심위의 시정 요구는 상반기에만 이뤄졌다. 방심위 제4기 위원 위촉이 지연되면서 하반기에는 통신심의소위원회를 진행하지 못한 탓이다.
시정 요구 건수가 많은 곳은 대부분 사용자가 많은 SNS 서비스였다.
국내·해외 사이트를 통틀어 텀블러는 2만2,594건의 압도적으로 많은 시정 요구를 받았다. 텀블러 다음으로는 트위터(2,507건)와 구글(1,947건) 등에 많은 시정 요구 조치가 내려졌다. 국내 사이트로는 네이버(2,776건)와 카카오(1,513건)에 내려진 시정요구가 많았다.
사이트별 위반 콘텐츠 내용을 살펴보면 텀블러는 ‘성매매·음란 정보’가 2만2,468건(99.4%)으로 거의 전부를 차지했다. 이는 방심위가 적발한 모든 성매매·음란정보 중 74.3%를 차지하는 양이다.
네이버는 ‘불법 식·의약품 정보’가 2천140건(77.1%), 불법금융, 불법 명의거래 등 ‘기타 법령위반 정보’가 579건(20.9%)이었다. 트위터는 ‘성매매·음란 정보’ 1천771건(70.6%), 불법금융 등 ‘기타 법령 위반 정보’ 392건(15.6%)이 적발됐다.
방심위 관계자는 “불법정보의 유통창구가 국내법의 규제와 사법당국의 단속을 피해 해외 서비스로 이동하면서 ‘접속차단’ 시정요구의 비율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심의 실효성 확보를 위해서는 해외 국제기관 및 글로벌 업체와의 국제협력, 불법사이트 운영자 및 악성이용자에 대한 수사기관과의 긴밀한 공조, 사업자 스스로의 자율심의 활성화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정순구기자 soon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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