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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 "집필 계속" 밝혔지만…창비 "심청 출간 당분간 힘들 듯"

출판사 "내부 논의 중"...잠정보류 시사

박진성 시인은 성추행 추가 폭로





성추문 논란에 휩싸인 고은(85·사진) 시인이 “부끄러운 짓을 하지 않았기에 집필 활동을 계속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내놓았지만 이르면 이달 중 시인의 시집을 출간할 예정이었던 출판사 창비는 사안의 심각성과 국내 여론 등을 감안해 출간 일정을 다시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문화예술계 전반에 ‘미투’ 열풍이 불어닥친 가운데 창비 관계자는 5일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현재로서는 출간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일단은 출간을 미룬다는 전제하에 내부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로 등단 60주년을 맞은 고은 시인은 창비와 함께 전래동화 ‘심청전’에서 모티브를 얻은 서사시를 준비해 왔다. 시인은 ‘심청’이라는 제목의 이 작품 원고를 지난해 말 이미 창비에 넘겼으며 200자 원고지로 1,000매가 넘는 등 웬만한 장편 소설에 버금가는 분량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최영미 시인의 폭로로 성추행 의혹이 제기된 시인은 한 달 가까이 침묵을 이어오다가 지난 2일 외신을 통해 첫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시인은 지난 2일 영국 일간지 가디언을 통해 “일부에서 제기한 상습적인 비행(habitual misconduct)에 대한 비난은 단호하게(flatly) 부인한다”며 “지금 나는 시간이 지나 한국에서 진실이 밝혀지고 논란이 잠재워지기를 기다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시인은 “부인과 나 자신에 부끄러운 어떤 짓도 하지 않았다”며 “지금 내가 이 순간 말할 수 있는 것은 한 인간으로서, 그리고 시인으로서 지닌 명예와 함께 내 글쓰기가 계속될 것이라고 믿는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박진성 시인은 고은의 성추행 행각을 추가로 폭로하는 글을 자신의 블로그에 올렸다. 박진성은 ‘고En 시인의 추행에 대해 증언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지난 2008년 한 행사 뒷풀이에서 고En 시인은 여성 3명 앞에서 지퍼를 열고 자신의 성기를 꺼내 흔든 뒤 자리에 다시 앉았다”며 “저는 추악한 성범죄 현장의 목격자이자 방관자”라고 고백했다.

/나윤석기자 nagij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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