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오는 5월 8일로 차세대 시스템 도입이 예정보다 3개월가량 지연되면서 마케팅 등에 차질을 빚게 됐다. 차세대 시스템에 맞춰 개발한 위비3.0, 폰투폰 서비스(카드단말기 없는 결제 방식)도 줄줄이 연기돼 당장 쓸 수 없게 됐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도입이 늦어진 데 따른 비용뿐 아니라 고객 맞춤형 상품, 마케팅 전략 자체를 새로 짜야 해 타격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차세대 시스템은 지난 2015년부터 우리은행이 개발에 착수한 새로운 전산 시스템으로 1,000여명의 인력과 3,0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된 대규모 프로젝트다.
일각에서는 예상보다 오류가 커 5월 도입도 어려울 거라는 관측이 있지만 우리은행의 한 관계자는 “한 치의 오류가 없게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더 이상 변동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22일 위성호 행장의 역작으로 꼽히는 통합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쏠(SOL)’을 출시했다. 쏠은 ‘신한 S뱅크’ ‘써니뱅크’ ‘스마트 실명확인’ ‘온라인 등기’ ‘S통장지갑’ ‘써니 계산기’ ‘엠폴리오(기능 일부)’ 등 6개 금융거래 앱을 하나로 합쳤다. 키보드뱅킹, 모션뱅킹, 인공지능(AI) 챗봇(채팅+로봇) 상담 등 위 행장이 강조하는 디지털 영업을 위한 혁신적인 기능이 대거 부각 됐으나, 너무 많은 메뉴와 상품들이 담겨 있어 소위 앱이 ‘무겁다’는 평가가 나온다. 출시 2주 만에 전환율 50%로 300만 고객을 확보했음에도 신한은행은 쏠 2.0 버전 개발에 착수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혁신을 위해서는 카카오뱅크 앱처럼 간단해야 하는데 고객 편의를 맞추려고 뺄 상품을 빼지 못하다 보니 새로운 앱이 하나 더 추가된 것 같다”고 평했다. 신한은행의 앱이 기존 18개에서 13개로 줄어든 정도라는 얘기다.
금융권의 다른 한 관계자는 “은행들이 초기 계획보다 요구사항이 늘어난 게 근본적인 원인으로 디지털 뱅킹과 관련 상품 개발에 있어서는 기존 방식을 획기적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황정원기자 gard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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