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민병두 의원의 의원직 사퇴 등으로 6·13 지방선거에서 ‘기호 1번’을 사수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보고 애를 태우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당 지지율이 고공행진을 거듭하면서 광역단체장에 도전하는 의원들이 많은 데다 성추행 의혹 의혹으로 민병두 의원이 의원직 사퇴 입장을 전격적으로 밝히면서 ‘기호 1번’ 유지는 발등의 불로 떨어진 상황이다.
11일 국회에 따르면 현재 민주당(121석)과 자유한국당(116석)의 의석 차이는 5석에 불과하다. 당의 만류에도 민 의원이 사퇴하면 민주당과 한국당의 의석수는 4석으로 줄어든다. 여기다 한국당의 ‘우군’으로 분류되는 무소속의 이정현 의원과 대한애국당 대표인 조원진 의원이 한국당에 합류할 경우 의석 차이는 2석까지 줄어든다.
현재 민주당 내에서 지방선거 출마를 선언했거나 타진하는 의원 수는 야당보다 훨씬 더 많다. 높은 당 지지율에 당선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지방선거 본선 구도가 형성되면 ‘원내 1당’ 유지와 ‘기호 1번’ 사수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정당과 후보자별 기호는 후보자 등록이 끝나는 5월 25일에 다수 의석 등의 기준을 적용해 결정된다. 의원이 지방선거에 출마하려면 공직선거법 53조2항의 규정에 따라 선거일 전 30일(5월 14일)까지 의원직을 내놓아야 한다. 민주당은 일단 지방선거에 현역의원 출마자 수의 마지노선을 2~3명으로 정한 상태다.
당내에서는 김경수 의원의 경우 경남지사 선거 승리를 위해 출마 불가피론이 많다. 또 지방선거 출마를 선언했거나 도전 가능성이 점쳐지는 의원들은 박남춘(인천), 양승조(충남), 이상민(대전), 오제세(충북) 의원 등이다. 서울시장에는 박원순 현 시장의 3선 도전에 맞서 박영선·우상호 의원이 경선을 준비 중이다.
다만 전남지사 선거의 유력 후보였던 이개호 의원은 ‘선당후사’를 강조한 당의 만류 속에 불출마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시장 출마설이 도는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3선 의원)도 출마를 만류하는 당내 기류가 강하다. 부산의 경우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장관 등 다른 경쟁력 있는 후보가 있는 데다 의석수 한 석이 아쉬운 마당에 김 장관의 지역구(부산진구갑)에서 보궐선거 승리를 낙관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장관이 지방선거에 나가려면 이달 15일까지는 사퇴를 해야 하는 만큼 김 장관이 조만간 불출마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민주당 지도부는 기대하는 분위기다. /강신우기자 seen@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