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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물량 쏟아지는데...소화불량 걱정하는 부산 분양시장

해운대·연제·기장군 등 7곳

조정지역 선정 후 시장 위축

일부 미달 등 청약시장 싸늘

양극화 심화 가능성도 커져

부산에서 올해 16년 만에 최대 수준인 약 3만8,000가구가 분양될 예정이다. 부산의 해운대구 등 7곳이 지난해 조정대상지역으로 선정된 이후 지역 전체에서 침울한 분위기가 이어지는 까닭에 늘어나는 공급 물량을 제대로 소화할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13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올해 부산에서 총 3만8,671가구(임대 및 오피스텔 제외)가 분양될 예정이다. 이는 지난해 분양물량 2만2,790가구 보다 69.68%나 급증한 수준이다. 또 2002년 4만630가구가 공급된 이래 16년 만에 가장 많은 분양물량이기도 하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분양물량이 급증하는 것은 지난해보다 재건축·재개발 부문이 늘어났기 때문”이라면서 “올해 재건축·재개발의 분양이 2만 6,426가구로 전체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권강수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는 “올해 공급되는 물량 대부분이 해운대구, 사하구, 연제구 등 수요자들의 인기가 높은 지역의 정비사업 물량이기 때문에 청약열기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실수요자는 입지, 브랜드, 분양가 등을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공급 물량 급증에 우려를 보인다. 지역 부동산 시장이 좋지 않은데 소화가 가능하겠냐는 물음이다.

부산은 지난해 초만 해도 수백 대 일의 청약 경쟁률을 보이는 단지가 속출하면서 청약광풍 논란을 낳았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기존 아파트 값 역시 상승세를 나타내며 지방 아파트 값을 끌어올렸다. 하지만 해운대·동래·남·수영·연제·부산진구·기장군 등의 7개 지역이 11·3 대책 및 6·19 대책에서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됐고 이후 이들 지역에서는 분양권 전매도 사실상 금지됐다. 이에 지역 주택시장에서는 수요자들의 심리가 급속도로 위축됐고 기존 아파트 값 역시 하락세를 피하지 못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부산의 아파트 매맷값은 9월 3주(-0.01%)부터 매주 마이너스 상승률을 기록하는 중이다. 해운대구 역시 같은 추세를 보이는 가운데 올 2월 2주에는 한 주간 -0.24%나 하락한 것으로 집계된다.

여기에 올해부터 입주물량이 급증한다는 점도 지역 시장에서는 부담스러운 부분 중 하나로 꼽힌다. 부동산114 자료를 보면 상승기였던 2016년~2017년의 입주물량은 총 3만4,801가구(2016년 1만4,665가구, 2017년 2만136가구)에 불과하다. 하지만 올해와 내년 입주물량은 4만7,934가구(2018년 2만3,070가구. 2019년 2만4,864가구)로 늘어날 예정이다.

미분양도 늘어나는 추세다. 부산시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지역의 미분양주택은 2,291가구로 집계돼 지난해 같은 기간의 1,102가구와 비교해 2배 이상 증가했다. 부산에서 미분양주택이 2,000 가구를 넘어선 것은 2014년 12월(2,060가구) 이후 3년 만에 처음이다.

이에 최근 청약시장에서도 싸늘한 분위기가 조금씩 감지되는 모양새다. 지난해 하반기 분양한 단지 중 일부가 미달 사태가 나기도 한 데 이어 올해 첫 분양단지인 해운대 ‘센텀 천일 스카이원’은 1순위 청약에서 1.2대 1의 경쟁률에 그친 것이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서울을 비롯한 시장이 전반적으로 소강상태로 접어들고 있고 부산에서도 예전처럼 청약 경쟁률이 수백 대 일을 보이는 현상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면서 “시장이 좋지 않을 수록 사람이 몰리는 곳만 몰리는 ‘양극화’가 부산 안에서도 커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완기기자 kingear@sedaily.com

◇부산 아파트 분양물량 추이 (단위 : 가구)

2018년 3만8,671

2017년 2만2,790

2016년 1만8,349

자료=업계 취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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