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그날, 바다>는 2014년 4월 16일 세월호의 항로를 기록한 AIS를 추적해 아직도 밝혀지지 않은 침몰 원인에 대해 과학적인 분석과 증거로 접근하는 추적 다큐멘터리이다. 8시 30분경과 8시 50분경으로 엇갈리는 사고 발생 시간에 대한 진술과 데이터, 각기 다르게 기록되거나 사라진 항적, 그리고 탑승객의 인터뷰와 목격자의 증언, 전문가 자문 등을 기반으로 그날, 바다에서 일어난 일들을 재구성했다.
김지영 감독은 밝혀지지 않은 세월호의 침몰원인을 추적하기 위해 자그마치 항로 구성에만 6개월, 4년 가까운 시간 동안의 증거 수집과 취재 노력 끝에 영화 <그날, 바다>를 탄생시켰다. 영화를 제작하는 동안 전문가들도 인정할 정도로 국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AIS 지식을 갖추게 되었고, 덕분에 ‘미친 김감독’이라는 독특한 별명까지 얻었다. 대중들에겐 다소 생소할 수 있는 전문적인 지식을 탄탄한 CG와 명확한 연출로 그려내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국민적 다큐멘터리로 완성했다.
김지영 감독은 <그날, 바다>를 단순한 ‘의혹 제기’나 ‘음모론’이 아닌 오직 ‘팩트’로만 승부하는 완전히 새로운 세월호 다큐멘터리 영화로 만들기 위해 물리학 박사의 자문은 물론 최초로 공개되는 세월호 생존자들의 또 다른 증언과 자료 등 객관적인 증거들을 담아냈다. 여기에 <백년전쟁 1부>, <프레이저 보고서 1부-누가 한국 경제를 성장시켰는가>로 선보인 날카로운 연출이 한 층 더 업그레이드 되어 한국의 ‘마이클 무어’라는 찬사를 받기에 손색이 없다.
<그날, 바다>는 앞서 프로젝트 부(Project 不)의 프로젝트로 크라우드 펀딩을 시작해 기존 목표 금액을 훌쩍 뛰어넘는 20억 3천 만원을 모았고 제작비가 9억 원에 달하는 대형 프로젝트이다. ‘그것이 알고 싶다’를 능가하는 집요한 사건 추적, 다큐판 ‘인터스텔라’를 연상시키는 물리학적인 접근을 통해 감성팔이와 사골이라는 일부의 편견에 맞서 어떠한 정치적 견해 없이 결과물을 기반으로 철저히 검증된 증거를 제시할 것이다. 세월호 침몰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빅 프로젝트 <그날, 바다>가 전국민의 필람영화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앞으로의 귀추가 주목된다. 4월 개봉 예정.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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