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MeToo, 나도 당했다) 운동이 확산하면서 14년 전 있었던 단역배우 자매 사망 사건이 재조명되고 있다.
1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단역배우 자매 자살 사건 제발 재조사를 해주세요’라는 글이 올라와 있고 이 청원에 참여한 사람은 11만 3천705명에 이른다. 같은 내용으로 올라온 다른 글도 수십 건으로, 각각 적게는 수십 명에서 많게는 수천 명까지 참여 버튼을 눌렀다.
청원 내용에 따르면 해당 사건은 2004년에 발생했다. 당시 대학원생이던 A씨는 드라마 단역배우 아르바이트를 했고, 배우들을 관리하던 현장 반장 등 관계자 12명으로부터 지속해서 성폭행과 성추행을 당했다며 그들을 경찰에 고소했다.
그러나 경찰은 가해자가 옆에 있는 가운데 A씨에게 피해 상황을 자세히 묘사하라고 했고, 가해자들은 A씨를 계속 협박해 결국 A씨가 고소를 취하하고 세상을 떠났다는 게 청원 글의 설명이다. 이후 A씨에게 해당 일을 소개했던 A씨의 동생도 언니의 뒤를 따라 생을 마감했다. 피해자의 아버지 역시 두 딸의 죽음에 충격을 받아 뇌출혈로 사망했다.
홀로 남은 A씨의 어머니는 가해자들을 처벌해달라며 1인 시위를 했지만 검찰은 오히려 그를 명예훼손으로 기소해 대중의 공분을 샀다. 어머니는 지난해 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으며, 가해자들의 처벌을 바라고 있다.
청원 글을 최초로 올린 사람은 “경찰과 가해자를 모두 재조사해달라. 공소시효를 없애고 수사해달라”고 촉구했다. 많은 시민은 이에 공감하며 요구가 받아들여질지 주목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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