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수목 안방극장을 들썩이게 만들었던 ‘리턴(return)’이 가슴을 울리는 결말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지난 22일 방송된 SBS 수목드라마 ‘리턴(return)’(극본 최경미/연출 주동민/제작 스토리웍스) 33, 34회 분은 각각 시청률 16.4%, 18.4%(닐슨코리아, 수도권 기준)를 기록, 적수 없는 동시간대 시청률 1위의 독보적인 위용을 과시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리턴’ 마지막 회에서는 최자혜(박진희)가 ‘리턴쇼’를 통해 자신이 저지른 살인과 법의 맹점에 대해 피력한 후 스스로 목숨을 끊는 모습이 담겼다. 인터넷 스트리밍을 이용해 ‘리턴 쇼’를 대한민국 전역에 생방송으로 송출했던 최자혜는 “나는 살인자입니다. 세 명의 목숨을 앗아간...내가 왜 염미정, 안학수, 고석순을 죽였을까요?”라고 충격적인 자백으로 입을 뗀 후 1999년 11월 4일 태인에서 일어난 9살 여아 뺑소니 사건에 대해 설명했다.
사건의 가해자였던 만 13세 상류층 소년 4명은 담당 형사에 의해 사건 기록이 조작되면서, 촉법소년으로 처벌을 받지 않았고 만 14세였던 형편이 다른 한 소년이 모든 범행을 뒤집어 쓴 채 소년법 최고형인 2년을 선고받았다는 것. 이어 최자혜는 오태석(신성록)-김학범(봉태규)-강인호(박기웅)-서준희(윤종훈)의 사진과 함께 19년 전과 똑같이 염미정(한은정)의 시신을 유기하고, 다른 살인을 이어갔던, 최악의 선택을 반복한 ‘악벤져스 4인방’의 악행들을 영상으로 선보이며 과거 그 소년들의 현재를 공개했다. 그리고는 자신은 앞서 언급한 3명을 죽인 살인범이지만 일사부재리의 원칙과 법적 증거가 없어 더 이상 살인죄로 처벌받지 않는다고 법의 맹점을 밝혔다. 이어 최자혜는 눈물을 흘리면서도 “못 배우고 없는 자에게는 장벽이 높고, 법을 알고 돈이 있는 자에게만 관대한 법. 당신은 지금 법 제도에 온전한 보호를 받고 계십니까?”라고 강조하며 리턴쇼 방송을 끝냈다. 더욱이 최자혜는 마지막 로쿠로니움 한 병을 사용, 딸이 던져진 절벽 위에서 몸을 던져 목숨을 끊은 후 19년 동안 그리워했던 딸과 만나는 모습으로 가슴 먹먹한 여운을 안겼다.
한편 최자혜의 19년 동안을 지옥으로 만들고, 분노의 복수를 계획하게 했던 오태석-김학범-강인호-서준희는 처참한 최후를 맞았다. 오태석과 김학범, 강인호를 별장으로 모이게 한 서준희는 오태석과 김학범의 범행을 독고영(이진욱)에게 들려주려 했던 상태. 하지만 김학범이 총을 꺼내들고 위협하면서 오태석과 육탄전을 벌였고 보다 못한 서준희는 흉기로 김학범을 내리쳐 사망하게 만들었다. 이후 서준희는 체포되고, 강인호는 회사에서 퇴출당했으며, 또 다시 법의 심판을 피하려던 오태석은 최자혜의 ‘리턴쇼’로 인해 처벌받게 됐다. 이들을 수사하고 최자혜의 행방을 쫓던 독고영은 최자혜가 몸을 던진 절벽에 도착했지만 끊어진 팔찌만을 찾았고 “로쿠로니움의 마지막 희생자 당신이었어?”라고 읊조리는 모습으로 안타까움을 더했다. 이와 관련 마지막 회까지 팽팽한 긴장감으로 시청자들을 숨죽이게 만들었던 ‘리턴’이 남긴 것들을 짚어본다.
◆‘리턴이 남긴 것’ NO.1 박진희-이진욱 배우들의 재도약! 온 몸을 내던진 신들린 열연!
박진희는 신분을 바꿔가면서까지 딸에 대한 복수를 위해 19년 동안 ‘살인 계획’을 세우고, 법의 허점에 대해서 부르짖었던 애끊는 모성애의 주인공 최자혜 역을 맡아 무결점 열연을 펼쳤다. 딸에 대한 죄책감에 양말을 신지 않은 채 맨발로 다니고, 항상 간장밥을 먹으며, 편하게 이불 한 번 덮지 않고 맨바닥에서 잠을 청하는 모습부터, 서늘한 눈빛과 독기 서린 말투로 ‘악벤져스 4인방’을 옥죄어가는 카리스마 넘치는 변호사로서의 모습까지, 최자혜로 오롯이 빙의된 박진희의 혼연일체 연기가 극을 이끌었다. 이진욱은 ‘촉법소년’ 출신으로 과거에 대한 미안함과 반성을 통해 더욱 열정적으로 수사에 매진했던 ‘열혈 수사관’ 독고영 역을 생동감 있게 그려내 안방극장의 공감을 얻었다. 불의를 참지 않는 남다른 사명감과 함께 최자혜, 김정수(오대환), 김동배(김동영)를 향한 따뜻한 연민의 시선을 지닌 독고영의 면모를 이진욱은 디테일한 감정선으로 표현, 몰입도를 높였다.
◆‘리턴이 남긴 것’ NO.2
신성록-봉태규-박기웅-윤종훈-정은채, 그리고 김정수, 김동영, 한은정, 손종학, 서혜린에 이르는 배우들의 역대급 ‘명품 연기’의 향연!
특히 ‘리턴’은 신성록-봉태규-박기웅-윤종훈 등 보고만 있어도 공분을 자아내게 만들었던 ‘악벤져스 4인방’의 열연으로 더욱 빛났다. 극악무도함으로 소름 돋았던 오태석 역의 신성록, 말투부터 행동까지, 감정 조절이 통제 불가능한 ‘극강의 악인’ 김학범 역의 봉태규, 악행을 저지르고도 반성하지 않는, 무책임한 강인호 역의 박기웅, 나약한 정신 상태로 친구들을 쫓아 진실을 외면했던 서준희 역의 윤종훈은 각 캐릭터와 싱크로율 200%를 이뤄내는 입체적인 연기로 호평을 받았다. 이 외에도 최자혜의 마지막 변호를 맡아 실체적 진실을 알고 충격을 받은, 강인호의 부인 금나라 역의 정은채를 비롯해 최자혜의 조력자 김정수와 김동영, 그리고 한은정, 손종학, 서혜린 등 ‘명품 연기’를 선보인 최고의 연기자들은 ‘리턴’을 든든하게 받혀주며 극의 완성도를 높였다.
◆‘리턴이 남긴 것’ NO.3 처절한 모성의 사적 복수를 통해 바라본 사회의 부조리와, 허점이 많은 법의 한계, 상처받은 인간을 치유하는 가슴 뜨거운 메시지!
‘리턴’은 19년의 세월을 잊지 않고 ‘리턴’해온 모성이 딸의 죽음과 연관된 악인들을 향해 고통의 시간을 ‘리턴’해주는 ‘사적 복수’가 담기면서 공감대를 자아내게 했다. 권력과 돈을 가진 자에게만 관대한, 없는 자들에게는 아무런 방패가 되어주지 못하는 법의 허점을 지적하고 이로 인해 피해자들이 더욱 가혹한 현실에 처하게 되는 사회의 부조리와 악행을 저지르면서도 법꾸라지처럼 빠져나가는 가진 자들의 오만함을 되새겨보게 했던 것. “당신은 지금 법 제도에 온전한 보호를 받고 계십니까?”라는 최자혜의 말처럼 모두가 법 앞에서 평등한, 불합리한 법 제도에 대해 화두를 던지며 가슴 속 깊은 곳의 뜨거운 울림을 선사했다.
제작진 측은 “긴 시간동안 ‘리턴’을 지켜봐주시고 시청해주신, 그리고 뜨거운 관심과 애정을 보내주신 시청자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리턴’이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가 조금이라도 전해졌기를, 아무쪼록 시청자들 마음속에 기억되는 작품으로 오래도록 남게 되길, 소망한다”라고 밝혔다.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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