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바른미래당 인재영입위원장이 이르면 다음주 초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보인다. 안 위원장의 등판이 임박함에 따라 여당 위주로 진행되던 서울시장 선거 판도도 요동칠 것으로 전망된다. 야권 유력 후보의 등판이 가시화하자 더불어민주당 후보들도 대항마를 자처하며 내부 경쟁의 고삐를 죄었다. 특히 박영선·우상호 의원은 안 위원장이 지난 2011년 서울시장 후보를 박원순 시장에게 양보했던 것을 부각시키며 “공세적인 선거운동을 하기는 난처할 것”이라고 박 시장에게 견제구를 날렸다.
29일 바른미래당 핵심관계자에 따르면 안 위원장은 오는 4월 초 서울시장 출마 관련 입장을 밝히기로 했다. 안 위원장은 전날 서울시당 개편대회 직후 박주선·유승민 공동대표와 만나 이 같은 계획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정확하게 출마하겠다는 표현은 아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인재영입위원장으로서 부담은 있지만 다른 인물이 없다면 출마 가능성이 낮지도 않다”고 전했다.
안 위 원장의 입장 발표는 ‘서울시장 출마’ 쪽으로 무게가 실리고 있다. 안 위원장은 이미 바른미래당 일부 의원들의 보좌진을 차출해 정책 구상을 진행하며 시기를 저울질하는 상황이었다. 당내 인사들에 따르면 안 위원장은 당초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자가 결정되는 4월 중순께 출마 선언을 할 계획이었다. 1(안철수) 대 3(박원순·박영선·우상호)의 구도로 싸우며 미리 힘을 뺄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서였다. 그러나 유 공동대표가 “다른 지역 후보 결정을 위해 빨리 결심을 해줬으면 한다”고 압박하고 일각에서 ‘유 공동대표의 동반 출마’ 요구가 나오며 당내 잡음이 커지자 이를 수습하는 차원에서 직접 시기를 못 박은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안 위원장의 복귀 후에도 당 지지율에 큰 변화가 없고 그가 최근 영입한 인재들 역시 이렇다 할 반향이 없다는 점도 이 같은 결론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안 위원장의 등판으로 서울시장 선거 판도도 크게 출렁일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민주당에서는 박 시장, 박영선ㆍ우상호 의원이 각축을 벌이고 있지만 야권은 별다른 후보군이 없었다. 안 위원장이 출마를 선언하면 당장 민주당 경선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안 위원장은 2011년 박 시장에게 서울시장 후보 자리를 양보한 바 있다. 안철수·박원순의 1대1 구도가 되면 박 시장이 안 위원장에게 수세적으로 나올 수밖에 없다는 이른바 ‘양보론 프레임’이 나오는 이유다. 당장 우 의원은 “저는 안철수 전 대표에게 빚진 것이 없다”며 “가장 공세적으로 토론할 수 있는 사람”임을 내세웠다. 박 의원 역시 이날 안 위원장의 출마 가능성과 관련해 “안 후보가 나오면 지금까지와는 다른 구도가 형성될 것”이라며 “박 시장께서 매우 수세적으로 될 수밖에 없다”고 견제구를 날렸다.
안 위원장이 출마를 선언하면 바른미래당과 자유한국당의 ‘묵시적 선거연대’ 가능성도 다시 제기될 것으로 관측된다. 양측이 강하게 부인하지만 서울·경기에서 양당이 한 지역씩 약체 후보를 내는 방식으로 여권과 1대1 구도를 형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유 공동대표도 이날 대구시당 개편대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이 야합으로 볼지 아니면 문재인 정부 견제를 위한 야권의 협력으로 볼지 여러 장애물이 있어 말하기 조심스럽다”면서도 “서울시장 같은 경우 안 위원장이 출마해서 당선 가능성을 생각해보면 그런 가능성(연대)은 충분히 생각할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이어 “당내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민심도 살펴 입장을 분명히 전하는 게 필요하겠다는 생각”이라고 전했다. /송주희기자 ss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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