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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기업, 관세폭탄 이어 환율폭탄 맞나

원·달러 환율 1% 떨어지면

기계 수출물량 0.76% 감소

열악한 중소기업 더 큰 타격





지난 1985년 미국 달러화가 지나치게 강세를 보이자 미국·영국·독일·프랑스·일본 등은 플라자합의를 맺었다. 약달러를 위해 상대국 통화가치를 높이는 것으로 이후 엔화는 2년간 66%, 마르크화는 57% 절상됐다. 일본 기업들은 해외로 탈출했고 이후 장기침체인 ‘잃어버린 20년’의 출발점이 됐다. 33년이 지난 지금 이번에는 한국이 미국과 ‘제2의 플라자합의’를 체결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따라 원화 강세가 가속화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수출기업에 비상등이 켜졌다.

29일 정부와 업계 등에 따르면 미국이 ‘환율조작국’ 카드로 한국을 압박하고 있는 이상 우리로서는 미국이 원하는 원화 강세를 상당 부분 용인하는 쪽으로 협상에 응할 여지가 크다. ‘제2의 플라자합의’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가뜩이나 최근 환율하락으로 어려움을 겪는 수출기업들은 한국과 미국의 환율 협의로 원화 강세가 심해지는 것은 아닌지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4원90전 내린 1,065원90전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주요 연구기관들이 한국 경제가 버틸 수 있는 원·달러 균형환율로 1,180원 안팎을 제시했는데 이보다 100원 이상 낮다. 업계에서는 상반기 중 1,050원을 밑돌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환율의 수출가격 전가율은 -0.19로 환율이 10% 하락할 때 수출가격은 1.9%밖에 올라가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환율이 떨어져도 수출가격을 그만큼 올릴 수 없어 기업이 거둬들이는 돈이 줄어드는 것이다. 특히 지속적인 원화 강세를 버티지 못하고 한국산 제품의 가격을 계속해서 올린다면 일본·중국 등과 제품 경쟁에서 치명상을 입을 수밖에 없다. 한중일 3국 가운데 한국 제품은 일본보다는 저렴하고 중국보다는 품질이 좋은 ‘가격 대비 성능(가성비)’를 내세워왔는데 더 이상 가격을 활용할 수 없다. 이런 영향으로 원·달러 환율이 1% 하락할 때 총수출은 0.51% 줄어들고 산업별로는 기계의 경우 0.76%, 정보기술(IT) 업종은 0.57% 감소하는 것으로 전망됐다. 자동차는 0.4%, 석유화학과 철강업은 각각 0.37%, 0.35% 수출이 축소된다. 기업별로는 삼성전자의 경우 원·달러 환율이 10원 내리면 영업이익이 2,000억원가량 줄어든다는 분석도 있다. 중소기업도 예외는 아니다. 중소기업연구원에 따르면 환율이 10% 떨어지면 자동차·조선 분야의 중소기업 영업이익은 5% 이상 쪼그라든다. 중소기업은 특히 브랜드나 유통망 같은 비가격 경쟁력이 약해 원·달러 환율의 영향을 그대로 받는다.

물론 원화 강세가 도움이 되는 측면도 있다. 국민들의 구매력이 커져 내수활성화가 가능한 게 대표적이다. 저환율이 구매력 상승과 소비 증가로 이어지면 경기를 부양할 수 있다. 이번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과도 일맥 상통하는 부분이며 올해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 달성에도 유리하다. 이런 이유로 정부가 환율방어에 소극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세종=임진혁기자 liber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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