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16.7%라는 높은 시청률로 종영한 SBS 드라마 ‘리턴’에서 명성신학재단 이사장의 아들이자 교수 김학범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극중 ‘악벤저스’로 불리며 분노 조절 장애에 폭력성 짙은 면모를 지닌 새로운 전형의 재벌 2세로 변신, 인생 캐릭터를 갱신했다.
봉태규에게 있어 이번 드라마 ‘리턴’은 대표작을 바꾼 것에 이어, 그가 배우로서 가지고 있던 ‘콤플렉스’를 떨칠 수 있었던 작품이기도 하다.
최근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리턴’ 종영 인터뷰장에서 만난 봉태규는 “13년 만에 영화 ‘광식이 동생 광태’에서 대표작이 바뀐 것 같다. ”며 입꼬리를 활짝 끌어올리며 웃었다.
“정말 큰 선물을 받은 것 같다. 시청률이 아닌, 망설이지 않고 도전할 수 있는 용기를 얻었다. 또 언제든 다른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게 됐다.”
봉태규는 사실 “20대 땐 악에 받쳐서 이 작품 저 작품 했을 뿐 정작 자신감이 없었다”고 털어놨다. 그의 말을 따르면, “당시엔 자존심은 센데 자존감은 없었다”고 한다.
당시 업계에서 그를 바라보는 시각엔 ‘뭣 때문에 안 돼’라는 조건사항이 많았다고 한다. 늘 ‘진지한 건 못하는 배우’ 혹은 ‘주연은 못하는 배우’ 그도 아니면 ‘인지도가 없어서’란 선입견과의 싸움이 늘 있었다고 했다. 그러던 차에 영화 네 편이 뜻하지 않게 엎어진 것에 이어 아버지도 사고로 돌아가시게 됐다. 자존감은 더욱 바닥으로 떨어졌다.
“20대 후반, 한창 일을 할 때 몸도 안 좋았고 아버지도 사고로 돌아가셨다. 자존심만 내세우면서 이것 저것 망설였다. 그 때 놓친 게 많다. 시간이 흐르니 출연 제의가 확 줄어들었다. 배우 스스로 정말 잘할 자신만 있으면 다른 게 중요한 게 아니다는 걸 그땐 몰랐던 것 같다. ‘리턴’으로 확실히 자존감과 자신감을 얻었다.“
성공적으로 복귀한 봉태규의 차기작은 KBS 2TV 육아 예능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이하 ‘슈돌’)다. 지난 2015년, 사진작가 하시시박과 결혼한 봉태규에게는 귀여운 ‘아들’ 시하가 있다
또한 곧 태어날 아이를 기다리고 있다.
봉태규는 리얼리티 예능 출연을 앞두고 아들 시하에게 정말 많은 의견(?)을 구했다고 한다. 그 누구보다 아이의 의견이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출연 전에 많이 고민이 됐다. 아이에게 정말 많이 물어봤죠. ‘방송에 나오고 싶냐고’. 어린 아이가 뭘 알겠냐고 할 수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아이가 다 알아듣는다고 생각하고 재차 물어봤다. 계속 이야기하면서 이러 이러한 프로다고 말했다. 아이는 좋다고 했다. 27개월이지만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늘 아이와 같은 눈 높이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부모가 되고 싶다.”
그는 육아 예능에 나온 이후 유명세가 아이에게 어떤 장단점을 가져올지 역시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최대한 자연스러운 모습 그대로를 보여주고자 한다고 했다. 현명한 아빠 봉태규의 모습을 기대해도 될 듯 하다.
“인터넷 악플을 통해 상처받거나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잘 보듬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먼 훗날 아이가 그걸 아이가 봤을 땐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그런 두려움 때문에 걱정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저희 가족의 예쁜 모습이 나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자는 게 크다. 진짜 리얼로 찍는 프로그램이라고 들었고, 실제로 그렇더라. 최대한 자연스럽게 나왔으면 한다.”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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