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9일 “경제에 대한 조사연구 보고서 가운데 한국은행의 보고서 수준이 가장 높다”며 이례적으로 한은을 칭찬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이주열 한은 총재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는 자리에서 이 같이 말하며 “적극적으로 (보고서를) 제공해 (정부) 정책에 반영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하지만 한은 독립성 원칙 때문인지 고급 조사보고서가 충분히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며 “한은이 보고서를 적극적으로 알리고 제공해 정책에 반영되고 민간연구소도 참고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한은 보고서는 내부에서만 열람되고 외부 공개는 일부분에 그쳐 활용도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자주 제기돼 왔다.
문 대통령이 칭찬에 이 총재도 “현 정부의 정책 방향은 바람직하다”며 화답했다. 이 총재는 “경제정책의 최종 목표는 고용이며, 성장도 결국 고용을 창출하는 것”이라며 “그런 점에서 문재인 정부의 정책 방향은 맞다고 본다”고 했다. 이어 “고용확대를 위해 재정이 적극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1998년 현 한은 체제 출범 이후 처음 연임에 성공한 이 총재는 지난 2일 취임사에서 한국 경제 현안에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는 당시 “긴 안목에서 볼 때 우리 경제가 안고 있는 구조적 취약성 해소가 더 미룰 수 없는 과제“라며 ”경제현안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현실성 있는 대안을 모색해 정책당국에 부단히 제언하겠다“고 말했다. /김능현·이태규기자 nhkimch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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