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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미 정의용, 12일 볼턴 만나 한반도 비핵화 조치 논의

남북·북미 정상회담 앞둔 '정의용-볼턴' 핫라인 구축, 소통 강화

北단계적·동시적 비핵화 주장속 한미 큰 방향 합의 도출할지 주목

정의용(가운데)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훈(왼쪽) 국가정보원장, 조윤제 주미대사가 지난달 8일 백악관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워싱턴DC=AP연합뉴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11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했다.

‘카운터파트’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신임 보좌관을 만나, 양국 안보사령탑 간 핫라인을 구축하는 한편 남북·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 비핵화 방식에 대한 접점을 모색하기 위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정 실장은 이날 오전 워싱턴DC 인근의 덜레스 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으며, 12일 오전 백악관에서 볼턴 보좌관과 만난다. 볼턴 보좌관 취임 사흘 만이다. 백악관 NSC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볼턴 보좌관이 지난 9일 공식 취임함에 따라 한국 카운터파트의 예방을 받는 차원”이라고 밝혔다. 정 실장 방미는 서훈 국정원장과 함께 북한을 방문한 직후인 지난달 8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메시지를 들고 찾은 지 한 달여 만이다. 당시 정 실장은 당일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김 위원장의 제안을 전달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즉석에서 수용해 북미 정상회담의 물꼬가 트였다.

이번 방문은 오는 27일 남북 정상회담이 개최될 예정이고 5월 말 또는 6월 초 북미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커진 만큼 최대한 조기에 청와대와 백악관의 긴밀한 안보 소통 채널을 구축한다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늦어도 이달 중순까지는 ‘정의용-볼턴’ 라인 구축을 완료해 두 정상회담 준비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는 게 청와대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대화를 우선시하는 우리 측과 달리 볼턴 보좌관은 과거 대북 선제타격론을 주장했던 ‘슈퍼 매파’로 분류된다는 점에서 두 안보사령탑 간 신뢰 구축과 긴밀한 공조의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 이에 맞춰 한미 외교 당국도 조윤제 주미대사와 수전 손턴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지명자 간 핫라인 체계를 갖췄으며, 오는 16일 첫 회동을 시작으로 정례화하기로 했다.

청와대 국가안보실은 그동안 미 NSC 측과 접촉해 정 실장이 볼턴 보좌관의 공식 취임한 지난 9일 이후 가능한 한 빨리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이와 함께 정 실장과 볼턴 보좌관의 회동에서는 북한 비핵화 실행 방식을 놓고 깊이 있는 논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볼턴 보좌관은 이른바 리비아식 해법, 즉 ‘선(先) 일괄 비핵화, 후(後) 일괄 보상’ 방식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우리 측은 이 방식을 북한에 적용하기는 어렵다고 보고 ‘포괄적·단계적 타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단계적 비핵화와 동시 행동조치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이는 ‘단계적·동시적’ 조치를 언급한 바 있다. 따라서 워싱턴 현지에서는 정 실장과 볼턴 보좌관이 한반도 비핵화·북한 안전보장·평화체제 프로세스 목표와 관련, 견해차를 좁히고 큰 그림을 그려낼지에 주목하고 있다.

/한상헌인턴기자 arie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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