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오는 27일 남북 정상회담 당일 오전에 판문점에서 만나 만찬까지 함께하기로 했다. 이로써 두 정상이 거의 하루 종일 함께 협상하고 식사하며 밀도 있는 만남을 갖게 됐다.
남북은 23일 오전10시부터 오후1시30분까지 판문점 북측 지역 통일각에서 경호·의전·보도 분야에 대한 3차 실무회담을 진행한 후 이 같은 내용 등을 골자로 하는 ‘2018 남북정상회담’ 세부일정에 합의했다. 실무회담 종료 후 권혁기 춘추관장은 “남북은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진행하는 정상회담을 위해 세 차례 의전·경호·보도 관련 실무회담을 했고 오늘 세부 일정에 합의했다”며 “27일 오전 양 정상의 역사적 첫 만남을 시작으로 공식환영식, 정상회담, 환영 만찬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발표 내용에서 오찬 관련 사항은 없었다. 이에 따라 오찬은 두 정상이 서로 회담 전략을 위해 개별로 가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지난 2000년과 2007년 남북 정상회담 당시에도 합의문 작성이 예정된 날 정상 오찬은 각각 따로 진행했다. 다만 오전에 개시된 회담이 확대회담 형태로까지 이어진다면 오찬을 함께하는 방식이 될 여지는 있다. 김 위원장의 부인 리설주 여사가 이번 빅이벤트에 동행할지 여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나 동행할 개연성이 높다는 게 정치권의 전망이다.
이번 회담에서는 한국 기자단이 판문점 내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북측 지역에 발을 내딛고 취재하는 것이 허용된다. 권 관장은 “2차 회담 합의에 따라 남측 지역에서 정상회담 주요 일정을 생중계하기로 했고 오늘 3차 회담에서는 판문각 북측 구역에서부터 생중계를 포함한 남측 기자단의 취재도 허용하기로 전격 합의했다”고 말했다. 다만 정상회담에 직접 임하는 대표단과 수행원 명단은 아직 미정이다. 남북은 이른 시일 내에 명단을 확정해 상호 통보하기로 했다.
남북은 정상회담 리허설에 대해서도 합의했다. 이에 따라 판문점에서 24일 우리 정부 측 리허설이 먼저 진행된다. 25일에는 남북합동으로 리허설이 열린다. 합동 리허설에는 김창선 단장 등 북측 선발대가 참여하기로 했다. 26일에는 최종 리허설이 열린다. 최종 리허설에는 우리 측 정상회담 공식 수행원 6명이 참가한다. 6명의 공식 수행원은 청와대 임종석 비서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강경화 외교부 장관, 서훈 국가정보원장, 송영무 국방부 장관,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다.
한편 이번에 합의된 정상회담 세부 일정 및 내용은 26일 고양 프레스센터에서 발표된다. /민병권기자 newsroo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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