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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아카데미] 경영 불확실성 시대 '특별한 습관' 만들어야

꾸준한 노력 통한 혁신만이 미래 창조 원동력

■ 중장기 예측 'PoF' 방법론 개발한 지멘스

전담반 꾸려 20년 후 대응할 연구 프로젝트 추진

지속적 아이템 발굴로 신사업 포트폴리오 재편

■ 비전·전략 방향 구성원과 공유도

PoF, 개방적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활용

모든 임직원들과 토론·소통하는 문화 창출

최동용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





많은 경제경영 전문가들은 오늘날을 ‘VUCA’ 시대라고 한다. 어느 때보다 변동성(Volatility)이 크고 불확실성(Uncertainty)이 높으며 복잡(Complexity)하고 모호한(Ambiguity) 시대여서 붙여진 이름이다. 우리 기업들은 몇 가지 과제를 동시에 충족해야 하는 난국을 맞이하고 있다. 그 이유는 한 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운, 초유의 불확실성 시대에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야 한다는 부담감이 크기 때문이다. 우리 경제가 지금껏 기적에 가까운 성장을 보여왔지만 이제는 빠르게 적응하고 성장해왔던 고유한 성공 방정식을 재검토하고 재정비해야 한다는 주장이 많다. 우리 나름의 통찰력을 갖고 미래 먹거리를 찾는 노력이 필요한 때다. 그러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나.



먼저 고민하고 실행에 옮겨 성과를 내고 있는 기업들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대표적인 회사가 독일의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지멘스다. 에너지·인프라·헬스케어·산업설비 등 다양한 사업영역을 가지고 있고 변신에 능한 170년 된 초장수기업이다. 특히 최근에는 스마트 팩토리를 구축한 고효율·고성과 기업으로 유명하지만 이러한 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정작 따로 있다. 지멘스는 다른 기업과는 차별화된 미래예측-전략 프로세스를 꾸준히 가동하고 있다는 것이 핵심이다.

지멘스는 2000년 들어서기 몇 년 전부터 고민에 빠졌다. 제너럴일렉트릭(GE) 등과의 경쟁은 심화하고 영위산업은 성숙해지면서 사업의 성과가 점차 하락할 우려가 커지고 있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매년 3년 정도의 미래에 대한 중기계획을 수립해 제품과 기술, 그리고 고객의 요구에 대응해왔다. 주로 단기적이고 경기 사이클적인 관점에서의 전략이 전부였다. 그러나 지멘스의 핵심사업, 즉 발전소나 산업기자재 분야는 훨씬 더 먼 미래 트렌드에 의해 생존이 결정되는 사업들이었다. 지멘스 경영층은 장기 미래에 대한 예측방법론을 고안하도록 미션을 내렸고 지멘스 내 기술 총괄 부서의 스투켄슈나이더 박사가 미래예측-전략 프로세스인 PoF(Pictures of the Future·미래상)라는 방법론을 개발하게 된 것이다. 그 이전에도 미래 연구를 안 한 것은 아니지만 몇 가지 차별적인 포인트가 있었다.



일단 미래에 대한 관점이 과거와는 달리 상당히 먼 미래라는 것이다. 10년 또는 20년 후의 미래를 꾸준히 고민하는 조직을 꾸렸고 미래 시장에서 어떤 기술, 어떤 제품이 발전할지를 워크숍에서 토론하고 정리하면서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주로 고객과의 접점인 현장이나 현업에서 원하는 것에서 미래 프로젝트가 시작되며 보통 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 전 세계적으로 과학자·사업가·정책입안자 등 최고의 전문가들을 찾아가 100번이 넘는 인터뷰를 하면서 내용을 구체화한다. 전문가들의 견해와 관점을 소싱하는 것 외에도 내부적으로도 융합된 연구를 진행한다. 기술에 정통한 전문인력과 사업 부서에서 차출된 인력이 협업하면서 PoF를 보다 구체화시켜나간다.

이런 전체 미래예측-전략 프로세스는 상설조직인 PoF팀이 추진하는데 더욱 중요한 것은 그 결과를 경영층이 전략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멘스는 PoF의 결과를 가지고 라이프사이클이 긴 사업을 계속 발굴해 이를 중심으로 지속적이며 장기적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한다. 할 사업, 안 할 사업을 조정하는 것뿐 아니라 어떤 신사업을 할 것인지에 대한 의사결정이나 연구개발 아이템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에 대해서도 PoF의 결과를 가지고 시스템적으로 의사결정을 한다.

결과적으로 지멘스는 기술적으로, 사업적으로 미래를 선도해나가는 혁신적인 기업, 지식경영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PoF를 통해 미래를 창조해나가는 기업으로 뚜렷한 비전과 전략 방향을 제시하고 모든 임직원이 공유하고 토론하면서 강한 기업문화를 갖게 됐다. 전 세계 40만명에 가까운 거대한 조직 운영에 있어서도 PoF는 개방적이고 투명하며 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도 활용되는 등 순기능으로 작용하고 있다.

우리 기업들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영향으로 영위사업들이 많이 흔들리면서 근 10년 동안 미래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고 다양한 시도들을 하고 있다. 미래에 대한 우리만의 습관(routine)을 만들고 꾸준한 노력과 시간을 투입해야 할 때다. 과거 방식과 다른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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