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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판문점선언] ① 美 "先 핵물질 폐기" VS 北 "ICBM부터"...우선순위 놓고 수싸움

■북미 정상회담 관전포인트

② 美 '일괄타결' VS 北 '살라미 전술' 접점 찾을까

③ 비핵화 데드라인 합의문에 못 박을지 여부 관심

④ 유엔 안보리제재 2375호 조기해제 할지도 주목





중동을 순방중인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신임 국무장관이 29일(현지시간) 요르단 암만의 퀸 알리아 국제공항에 도착해 요르단 관계자들을 만나 인사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한반도의 명운을 건 북미 정상회담이 5월 중 열릴 것으로 보이면서 남북미 실무진들은 치열한 사전 협상에 돌입했다. 사실상 이미 시작된 북미 정상회담에서 어떤 내용이 논의될 것이고 무슨 언급이 담기면 성공적이라고 볼 수 있는지 등을 관전 포인트로 정리했다.

우선 비핵화에 대한 개념 통일에서부터 치열한 수싸움이 예상된다. 한미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북한이 보유한 ‘과거 핵’, 개발 중인 ‘현재 핵’, 개발할 수 있는 시설 등 ‘미래 핵’을 모두 담은 개념이다. 북한도 남북 정상회담에서 CVID에 이견을 제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공식 거론은 아직 없었다. 서울경제신문 펠로(자문단)인 남성욱 고려대 교수는 “미국과 북한이 CVID에 이견이 없는지가 첫 번째 관전 포인트”라며 “개념이 같다면 협상에도 청신호가 들어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핵화를 일괄타결 식으로 합의할지, 북한의 ‘살라미 전술’이 재연될지도 주요 포인트다. 미국은 비핵화 과정을 커다란 패키지 몇 개로 묶어 일괄타결하는 방식을 선호한다. 하지만 북한은 살라미(얇게 썬 햄)와 같이 비핵화 과정을 잘게 쪼개 과정마다 보상을 얻는 전략을 취해왔다. 미국이 “과거 25년의 북한 전략에 넘어가지 않겠다”고 벼르고 있어 북한이 이를 수용할지가 관건이다.



비핵화 속도에 대해 합의를 이룰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미국은 1년10개월 만에 핵무기를 포기한 리비아식 ‘속전속결’을 원한다. 북한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남북 정상회담에서 “통일을 ‘만리마(하루에 만리를 가는 말) 속도전’으로 이뤄나가자”고 말해 빠른 추진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나타낸 바 있다. 한발 더 나아가 1~2년의 비핵화 데드라인(마감시한)을 북미회담 공동선언에 담는다면 성공적인 회담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지난 1994년 제네바 합의, 2005년 9·19공동성명 등은 북한 비핵화에 대한 의미 있는 합의를 도출했지만 시한을 못 박지는 않아 실패했다며 이번에 시한이 담긴다면 큰 의미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비핵화 단계별 제재 완화에 합의할 수 있을지도 주목거리다. 미국에서는 비핵화 단계마다 경제적 보상을 줘 결국 북한의 핵무기 완성을 방조했다며 이번에는 비핵화가 완료된 후 제재 완화 등 경제적 보상을 주겠다는 기류가 흐르고 있다. 반면 북한은 비핵화 단계마다의 보상을 원하고 있다. 미국이 말하는 리비아식도 단계마다 경제적 보상이 이뤄졌으므로 이 부분은 미국이 양보할 수 있다는 분석이 많은 상황이다.

단계별 보상 내용 중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 2375호가 조기에 해제된다면 게임은 북한의 승리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서울경제 펠로인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2375호는 북한 대외교역의 90%를 담당하는 것으로 이를 조기에 푼다면 게임의 승리는 북한의 것이 될 것”이라고 봤다. 비핵화 순서도 관심거리다.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핵물질이 아니므로 비핵화와 무관하다는 입장일 수 있고 한발 양보하더라도 ICBM부터 포기하고 핵물질은 최대한 마지막에 포기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종의 ‘미괄식’으로, 반면 미국은 핵물질부터 포기하라는 ‘두괄식’ 자세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남북이 연내 선언을 추진하기로 한 종전협정은 북미가 비핵화에 합의한다면 자연히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종전협정은 정치적 결단에 의한 것이므로 각국 정상이 모여 선언만 하면 된다. 중국이 포함될지가 관건인데 전문가들은 향후 한반도에서 철도·물류 등의 경제협력을 추진하는 데 있어 중국의 협조가 필수적인 만큼 중국도 적극 끌어들이는 게 바람직하다고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북미회담이 잘 풀려 정전협정이 맺어진 7월27일에 종전협정이 체결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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