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드풀과 저의 차이점은 적어도 저는 말을 할 때 제어장치는 있다는 점이죠.”(웃음)
오는 16일 ‘데드풀 2’의 전 세계 최초 개봉을 앞두고 라이언 레놀즈(Ryan Reynolds)가 방한했다. 2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모습을 드러낸 레놀즈는 잔망스러운 히어로 데드풀 그 자체였다.
그는 “어제 서울로 이사 오기로 결심했고 기자회견을 마치는대로 아파트를 보러 갈 거”라며 “죽어도 서울에 묻히겠다”고 농을 했다.
레놀즈가 입국한 1일에는 수백 명의 팬들이 레드카펫 행사가 열리는 서울 잠실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점에서 오전 4시부터 대기행렬을 이루기도 했다. 레놀즈는 “죽을 때까지 어제 받은 환대는 잊을 수 없을 것”이라며 “도착 직후 아내에게 전화해 자랑을 늘어놨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데드풀은 암치료를 위한 비밀 실험에 참여한 후, 강력한 힐링팩터 능력을 갖게 된 히어로로 미래에서 온 용병 케이블(조슈 브롤린) 등과 뜻하지 않게 팀을 이루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다룬다. 이번 편의 특징은 데드풀이 새로운 패밀리 ‘엑스포스’를 결성하게 된다는 점. 1편에서 활약한 네가소닉 틴에이지 워헤드(브리아나 힐데브란드) 외에도 전 세계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어벤져스:인피니티 워’에서 최강 빌런(악당) 타노스로 출연했던 조슈 브롤린이 사이보그로 변한 마블의 새로운 히어로로 등장, 데드풀과 시종일관 티격태격하면서도 한 소년을 사이에 두고 맞서는 모습을 보인다. 여기에 행운 조작이라는 특별한 능력으로 데드풀, 케이블에 대적하는 여성 캐릭터 도미노(재지 비츠)의 등장도 기대를 모은다. 레이놀즈는 “엑스포스는 어벤져스의 엑스맨 같은 착한 히어로들이 하지 못하는 일을 하게 될 것 같다”며 “어벤져스가 가진 윤리성이나 도덕성은 애초에 없는 팀”이라고 설명했다.
2편 연출을 맡은 데이빗 레이치 감독은 20년간 약 80여 편의 작품에서 활동한 스턴트 전문가로 독창적인 액션 시퀀스 구성으로 주목받는 액션 전문 감독이다. 레놀즈는 “레이치 감독은 CG를 쓰는 대신 직접 액션 연기를 주문할 때가 많았다”며 “처음에는 폐쇄공포증이 느껴질 정도로 꽉 끼는 수트를 입고 연기하는 게 부담스러웠지만 이제는 민첩하게 액션을 소화할 정도로 자연스러워졌다”고 말했다.
마블 스튜디오에 줄곧 데드풀 제작을 제안했던 레놀즈는 영화화되기까지 11년을 기다릴 정도로 ‘데드풀’에 애정을 가지고 있다. 레놀즈는 1편에 이어 속편에서도 각본 작업에 참여해 작품에 숨을 불어넣었다. 레놀즈는 데드풀의 매력으로 ‘15세 소년 같은 솔직함과 순수함’을 꼽았다. 그는 “데드풀은 욕이나 막말을 거침 없이 쏟아내지만 정도 많고 삶의 역경도 있고 아픔도 있다”며 “어벤져스처럼 거창한 목표는 아니지만 작은 목표를 가지고 그 순간을 산다는 것 자체가 매력”이라고 소개했다.
영화가 흥행에 성공할 경우 이행하기로 한 공약 역시 데드풀 다웠다. 그는 전편(331만 관객)의 관객수를 넘어설 경우에는 “카메라 앞에서 소주 한 병을 원샷하겠다”며 “방금 말한 건 내가 아니라 데드풀이었다”는 애교 섞인 유머를 던지기도 했다. 16일 개봉
/서은영기자 supia92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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