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조종사 새노조가 10일 저녁 8시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 앞에서 총수 일가의 경영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집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에는 인사상 불이익을 우려해 마스크와 가면을 쓴 대한항공 조종사와 가족 약 100명이 참석했다.
조 회장 일가가 직원이나 관계사 등을 함부로 대하고 밀수와 탈세 등을 저질렀다는 ‘갑질 논란’이 불거진 이후 조종사들만 따로 촛불집회를 여는 것은 처음이다.
이들은 ‘우리는 왜 촛불을 들어야만 하는가’라는 성명문에서 “(회장 일가의 폭언과 폭행에도) 처자식 얼굴을 떠올리며 머리를 조아릴 수밖에 없었던 사람이 남이 아니기 때문”이라며 “내 아이들만큼은 그런 모습으로 살게 해서는 안 된다는 마음으로 새로운 희망을 비추기 위해 촛불을 들었다”고 밝혔다.
이날 가족과 함께 집회에 참석한 한 대한항공 기장은 “인사상 불이익이 우려되는데도 아내와 아들을 데리고 왔다”며 “광장의 시민들이 촛불로 세상을 바꾼 것처럼 정의롭고 자랑스러운 대한항공을 만들기 위해 집회에 나왔다”고 말했다.
한편 12일 오후 7시 30분 서울역 광장에서는 조 회장 일가의 부당한 행태를 공론화하기 위해 익명 채팅방을 만든 대한항공 전·현직 직원들이 두 번째 촛불집회를 열 예정이다.
[사진=연합뉴스]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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