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장례는 조용하고 간소하게 치러달라는 고인의 유지와 유족들의 뜻에 따라 가족장으로 치러진다. 가족 이외의 조문과 조화는 받지 않기로 했다. 생전에 “나 때문에 번거로운 사람이 있어서야 되겠느냐”며 소탈하고 검소한 면모를 보여왔던 고인은 가족들에게 “내 삶의 궤적대로 장례도 조용하고 간소하게 치러달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구 회장은 생전에 과한 의전과 복잡한 격식을 마다하고 소탈하고 겸손하게 살아왔다. 행사나 출장 때도 비서 한 명 정도만 수행하도록 하고 주말에 개인적인 일에는 홀로 다닐 정도였다. 젊었을 때부터 현장에서 혹독한 경영훈련 과정을 거치는 LG의 원칙과 전통이 몸에 밴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구 회장은 지난해 건강검진에서 뇌종양이 발견돼 수차례 뇌수술을 받았고 통원치료를 받아왔다. 최근 병세가 급격하게 나빠져 입원치료를 받았지만 끝내 회복되지 못했다.
1년간 투병생활을 하면서 구 회장은 가족과 지인들에게 연명의료를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사회지도층인 대기업 오너 회장이 연명의료를 거부함에 따라 무의미한 연명의료에 매달리지 않고 존엄사를 선택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0월 연명의료 중단 시범사업 기간부터 이달 11일까지 6,400여명이 연명의료를 중단(유보 포함)했다. 이 중 38%는 본인의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환자 가족 전원의 동의를 받아 연명의료 중단이 결정됐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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