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이 미국을 사로잡았다.
그룹 방탄소년단은 20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MGM그랜드가든아레나에서 열린 ‘2018 빌보드 뮤직 어워즈(Bilboard Music Awards)’에서 2년 연속 ‘톱 소셜 아티스트’상을 수상했다.
싸이가 ‘강남스타일’로 지난 2013년 ‘톱 스트리밍 송’을 한 차례 수상했지만 빌보드 뮤직 어워즈의 2년 연속 수상은 방탄소년단이 한국에서 처음이다. 방탄소년단은 아울러 신곡 ‘페이크 러브’를 공개하며 아시아 최초로 빌보드 뮤직 어워즈에서 컴백 무대를 가진 가수가 됐다.
방탄소년단은 아리아나 그란데, 저스틴 비버, 숀 멘데스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뮤지션들이 함께 후보에 올랐으나 이들을 제치고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 부문은 올해 3월까지 1년간 빌보드 ‘소셜50’ 차트 랭킹과 주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팬 참여 지수 등의 실적 및 이달 14일부터 20일까지 진행된 글로벌 팬 투표를 합산해 수상자가 선정된다.
리더 RM은 유창한 영어로 “소중한 상을 2년 연속 주셔서 감사하다”며 “방탄의 음악이 자신의 삶을 바꿔줬다고 했는데 SNS를 통해 옮겨지는 말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됐다”고 밝혔다. 멤버 지민은 한국말로 “팬 여러분들 덕분”이라며 “진심으로 감사하고 사랑한다”고 소감을 덧붙였다.
방탄소년단은 이날 신곡 ‘페이크 러브’ 무대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마지막에서 두 번째 순서를 맡은 헤드라이너(핵심 출연진)였다. MC를 맡은 켈리 클락슨은 “전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보이밴드”라며 “팬들의 함성이 너무 커서 귀마개가 필요했다”고 방탄소년단을 소개했다. 객석을 가득 채운 팬은 한국어로 된 가사를 따라 하며 방탄소년단을 응원했다. 공개된 지 고작 3일이 지났지만 현지 팬들에게 이는 문제가 아니었다. 한글로 적힌 플래카드까지 등장했다. 관객들은 방탄소년단의 무대가 끝난 후 ‘BTS’를 연호했다. 이날 무대에는 아리아나 그란데, 두아 리파, DJ 칼리드, 테일러 스위프트, 체인스모커스도 함께 올랐다.
김윤하 음악평론가는 방탄소년단의 2회 연속 수상에 대해 “북미 시장에 솔리드(solid·단단)한 팬층이 생긴 결과”라고 평했다. 김 평론가는 “한 번은 운으로 가능할 수도 있지만 2회 연속 수상은 방탄소년단이 미국 시장에서 확실하게 자리 잡았음을 보여준 것”이라며 “북미의 팬층이 단순히 한두 곡의 히트가 아닌 팀 전체에 대해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는 만큼 저스틴 비버처럼 세계적인 팝스타로 성장할 계기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김 평론가는 “방탄소년단은 K팝 아이돌의 전형적인 형태를 가졌다는 점이 2012년의 싸이와 다른 점”이라며 “K팝 아이돌의 북미·유럽 진출이 더 늘어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 덧붙였다.
이날 대상 격인 ‘톱 아티스트’ 상은 에드 시런에게 돌아갔다. 시런은 ‘톱 핫 100 아티스트’ ‘톱 송 세일즈 아티스트’ 등 6개의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켄드릭 라마 역시 ‘톱 스트리밍 송즈 아티스트’를 비롯한 6관왕에 올랐으며 브루노 마스는 ‘톱 R&B 남성 아티스트’를 비롯한 5관왕을 차지했다. 이날 시상식에는 마이클 잭슨의 여동생 재닛 잭슨, 테일러 스위프트, 케샤 등이 무대에 올라 ‘여성의 권리 신장’을 외쳤다.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 ‘그래미 뮤직 어워즈’와 함께 미국 3대 음악 시상식 중 하나인 ‘빌보드 뮤직 어워즈’는 빌보드 차트에 기반하는 가장 대중적인 시상식으로 꼽힌다. 방탄소년단은 지난해 11월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에도 공식 초청을 받아 공연을 선보였다.
/우영탁기자 tak@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