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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밥서 알짜로...희귀의약품 '화려한 변신'

각국, 건보 적용 등 지원 강화로

희귀질환 치료제 성장세 가팔라

바이오리더스 '뒤센근위축증' 등

국내 신약, 美FDA 잇따라 등재

7년간 독점판매권 부여 가능성

'황금알 낳는 거위'로 위상 변화

희귀질환을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희귀의약품이 글로벌 제약업계의 차세대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희귀의약품은 그간 환자 규모가 적고 임상시험이 어렵다는 이유로 외면받는 분야였지만 국내 기업이 개발 중인 희귀의약품도 잇따라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희귀의약품에 등재되는 등 신약 개발의 새로운 틈새시장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제약사들이 전략적으로 기피해온 희귀의약품에 대한 개발이 가속화되고 있다. 최근 들어 희귀질환의 원인이 속속 밝혀지고 각국 정부가 건강보험을 희귀의약품으로 확대하면서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7,000여종에 이르는 희귀질환 중 치료제가 개발된 질환은 5% 수준인 350여개에 불과하다는 것도 제약사들이 희귀의약품으로 눈을 돌리는 이유로 꼽힌다.

실제로 이달초 일본계 글로벌 제약사 다케다제약은 희귀의약품 전문기업 샤이어를 인수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해 글로벌 제약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인수금액은 460억파운드(약 66조3,000억원)로 글로벌 제약업계 인수합병 사상 두번째로 큰 금액이다. 내년 상반기 인수가 마무리되면 다케다의 글로벌 제약사 순위는 18위에서 8위로 껑충 뛰어오른다. 지난 1986년 아일랜드에서 설립된 샤이어는 30년 넘게 희귀의약품 개발에 주력해왔다. 다른 제약사들이 환자 수가 월등히 많은 암, 당뇨병, 고혈압 등에 주력할 때 샤이어는 유전질환 위주의 희귀의약품 연구개발에 집중해 글로벌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내 기업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GC녹십자의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는 지난해 23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 2016년 228억원에 이어 2년 연속 200억원대 매출이다. GC녹십자가 세계 두번째로 상용화한 헌터라제는 2012년 국내에 출시됐고 이듬해 FDA로부터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받아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최근에는 중동, 아프리카, 남미에도 진출했다. 국내 환자 수가 70여명에 불과하지만 약값이 병당 200만원에 달해 꾸준한 매출을 이어가고 있다.

SK케미칼이 2009년 개발해 글로벌 바이오기업 CSL에 기술수출한 혈우병 치료제 ‘앱스틸라’도 성장세다. 앱스틸라는 세계 최초로 단일사슬형 분자구조를 채택해 기존 혈우병 치료제의 단점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미 미국과 유럽에 진출했고 지난해에는 호주 정부로부터 판매를 허가받았다. 이수앱지스는 희귀의약품 전문기업으로 변신 중이다. 2013년 고셔병 치료제 ‘애브서틴’을 상용화했고 2014년에는 파브리병 치료제 ‘파바갈’까지 출시했다. 국내 환자 수는 고셔병이 40여명이고 파브리병이 100여명 수준이다. 이수앱지스는 여세를 몰아 혈우병 치료제와 혈색소뇨증 치료제 개발에도 뛰어들었다.



올 들어서도 한미약품(혈관육종), 레고켐바이오(결핵), 제넥신(성장호르몬 결핍), 바이오리더스(뒤센근위축증) 등도 잇따라 FDA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돼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FDA 희귀의약품에 지정된 뒤 상용화에 성공하면 개발비에 대한 세제 혜택과 7년 동안 독점 판매권이 부여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희귀의약품은 과거 관심을 두지 않은 약이라는 의미에서 ‘고아약’(Orphan Drug)으로까지 불렸지만 이제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위상이 바뀌고 있다”며 “각국 정부가 희귀질환자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면서 향후 3년 내에 글로벌 전문의약품에서 희귀의약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에 이를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지성기자 engi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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