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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승계 없다” 새모델 만드는 IT 벤처 1세대

김정주 NXC대표 첫 공식 선언

이해진도 평소에 입장 밝혀와

카카오 김범수·넷마블 방준혁도

이사회 체제로 새경영모델 구축

"변화속도 빠른 IT기업 특성상

전문성을 기업 승계 기준 삼아"





국내 정보기술(IT) 벤처 1세대들이 자녀에게 경영권을 승계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나섰다. 거대 기업을 자녀에게 물려주는 과정에서 탈세나 편법을 저질러온 이전까지의 일부 제조기업의 행태와는 다른 IT 기업만의 새로운 승계 모델을 만들어나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넥슨의 창업주인 김정주 NXC 대표는 29일 기자들에게 입장문을 보내 “제 아이들에게 회사의 경영권을 승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지난 2년간 ‘넥슨 공짜 주식’ 사건과 관련해 수사와 재판을 받아온 김 대표는 지난 11일 진행된 파기환송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고 19일 무죄 판결이 확정됐다. 김 대표는 이날 경영권 승계 거부와 함께 어린이재활병원 확대를 위해 1,000억원 이상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계획도 함께 밝혔다.

1세대 IT 벤처 중에서 경영권 승계에 대해 공식입장을 내놓은 것은 김 대표가 처음이다. 김 대표는 김범수 카카오 대표와 이해진 네이버 GIO,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방준혁 넷마블 의장 등과 함께 1990년대 창업한 IT 벤처 1세대로 불린다. 이들 중 김 대표가 가장 앞서 전격적으로 자녀에게 회사를 물려주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현재 국내 IT업계를 주름잡고 있는 이들 IT 벤처 1세대의 경영 승계의 향배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들 기업의 창업주는 여전히 왕성하게 활동할 나이인 50대여서 승계 문제가 본격화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일부 창업주들은 선제적으로 자녀 승계 의지가 없음을 내비쳐왔다.



2명의 자녀를 둔 이해진 네이버 GIO도 사석에서 꾸준히 자녀 승계 의지가 없음을 밝혀왔다. 현재 이 GIO의 네이버 지분은 3%대에 불과하며 자녀는 물론 다른 친인척의 지분도 전혀 없는 상태다. 지난해 네이버가 준대기업집단에 포함, 논란 끝에 총수로 지정될 당시에도 네이버는 “순환출자 및 친족의 지분 참여가 없는 투명한 지배구조를 바탕으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해나가겠다”며 이 GIO가 자녀에게 경영을 물려줄 의자가 가 없음을 재차 내비쳤다.

다른 창업주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과 방준혁 넷마블 의장 역시 자녀들의 지분이 없는데다가 일찌감치 이사회 체제를 구축해 업계에서는 자녀 승계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지난 2007년 윤송이 엔씨소프트 사장과 결혼해 두 아들이 아직 어린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역시 친인척의 지분이 거의 없는 상태다.

IT 기업들이 자녀 승계를 포기하고 새로운 승계 방식을 모색하는 이유는 경영 전문성 확보 때문이다. 변화의 속도가 빠른 IT 업계는 전문성을 갖춘 경영인들도 순간의 판단 실수로 회사를 위기에 몰아넣곤 한다. 김정주 NXC 대표도 이날 입장문에서 “넥슨이 성장한 데에는 직원들의 열정과 투명하고 수평적인 문화가 큰 역할을 했고, 이런 문화가 유지돼야만 회사가 계속 혁신하고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자녀에게 경영 승계를 하지 않기로 결심한 배경을 설명했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 회장은 “국내 IT 기업보다 기업의 규모나 세계 시장 점유율 면에서 훨씬 앞서 있는 구글이나 애플, IBM 같은 글로벌기업조차 전문성을 기업 승계의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삼는다”며 “이전까지 국내 제조기업의 총수들과 달리 여전히 현장에서 변화의 속도를 절감하고 있는 IT 벤처 1세대들에게 자녀 승계는 고려 사항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양사록기자 sa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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