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커피 체인 스타벅스의 회장인 하워드 슐츠가 30여년 만에 회사를 떠난다. 스타벅스 제국을 이뤄낸 ‘커피 황제’의 다음 행선지가 2020년 대선 출마라는 관측이 나오는 등 그의 사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4일(현지시간) 스타벅스는 슐츠 회장이 오는 26일자로 사임한다고 발표했다. 후임 회장은 마이런 얼먼으로 결정됐다.
슐츠 회장은 직원들에게 보낸 공개서한에서 “스타벅스는 수백만 명이 커피를 마시는 방식을 바꿨다. 이것은 진실”이라며 “그뿐 아니라 우리는 전 세계 지역사회에서 사람들의 삶도 개선했다”고 말했다.
슐츠는 지난해 최고경영자(CEO)에서 물러나 회장직을 맡기 전까지 약 30년간 독특한 경영 철학과 전략을 통해 11개이던 점포를 세계 77개국 2만8,000여 개로 확장한 경영 혁신의 대명사 중 하나다.
명망 높은 기업가인 슐츠의 사임이 관심이 끄는 것은 그가 오는 2020년 대선을 앞두고 범민주당의 잠룡 중 한 명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이날 서한에서도 그는 “자선사업부터 공직까지 일련의 옵션”을 거론하며 정계 진출 가능성을 닫지 않았다.
슐츠는 스타벅스를 경영하면서 인종이나 소외 계층 청소년 등 사회적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끊임없이 관심을 보여왔다. 그는 지난 4월 필라델피아 시내의 한 스타벅스 매장에서 흑인 인종 차별 논란이 일면서 불매 운동까지 벌어지자 직접 나서 사과하고, 직원들에게 인종 차별 예방 교육을 하는 등 상당히 적극적인 대응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그는 또 다음날 CNN 인터뷰에선 인종 차별 논란에 대해 의견을 밝히면서 “트럼프 행정부에서 나온 행동과 언어가 사람들에게 그걸 그대로 따라 해도 된다는 면허를 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해 주목받기도 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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