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공단은 5일 대한항공(003490) 오너 일가를 향해 갑질 논란과 탈세 등으로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한 해법을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국민연금이 투자기업에 대한 공개 서한을 보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보건복지부는 이날 국민연금공단이 대한항공에 보낸 서한을 공개하고 15일까지 경영진과 사외이사와의 비공개 면담 개최에 대한 회신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공개서한 발송은 보건복지부가 소관하는 국민연금 의결권행사 전문위원회에서 4일 결정했다.
특히 의결권전문위는 대한항공뿐만 아니라 한진그룹 전체를 지칭하며 경영관리체계 개선을 요구했다. 그 동안 국민연금이 해온 단순한 배당 확대 요구를 넘어 적극적인 주주권을 행사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의결권 전문위는 “최근 언론에 계속 보도되고 있는 대한항공과 한진칼 등 한진그룹 경영진 일가의 일탈행위 의혹이 기업 평판 악화 등으로 이어지면서 대한항공, 한진칼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의 장기 수익성을 저해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같이 우려했다.
국민연금은 서한에서 대한항공 경영진과 관련한 국가기관의 조사와 보도가 이어지고 있는데 이는 대한항공에 대한 시장의 신뢰성과 기업 가치에 중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연금은 대한항공의 지분 12.45%를 보유한 2대 주주로서 장기수익성 제고를 위해 대한항공이 명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실질적인 해결방안에 대한 대한항공의 입장을 청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국민연금은 대한항공의 입장과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자료와 대한항공을 대표하는 경영진과 사외이사와 비공개 면담을 요청했다. 서한은 실질적으로 대한항공에 대한 투자를 집행하는 기금운용본부를 대표해 조인식 기금운용본부장 직무대리 명의로 보냈다.
앞서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달 30일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대한항공 측에 비공개 서한을 보냈으나 돌아온 답변에 기대했던 ‘윤리경영’ 등의 내용이 없었다며 공개서한을 보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임세원기자 wh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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