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국내은행의 해외지점 등을 감독하는 해외사무소의 규모를 축소하기로 결정했다.
금융감독원은 12일 감사원의 처분 요구에 따라 해외사무소 8곳 중 1곳인 홍콩사무소를 폐쇄하기로 했다. 이어 싱가포르 사무소 신규 설치 계획도 무산됐다. 감사원의 처분 요구가 강제성은 없지만 금감원이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다만 미국과 프랑크푸르트 사무소 인원 축소에 대해 금감원 관계자는 “그 부분은 아직 구체적으로 논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앞서 국외사무소의 주요업무인 정보수집과 연구 조사자료 작성 등이 지금의 인터넷을 통해서도 충분히 가능하다며 해외사무소의 조직과 예산 감축을 주문한 바 있다. 하지만 금감원 내부에선 감사원이 해외사무소의 업무를 단순히 정보보고로만 한정시켜 봤다며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전에 홍콩사무소에서 근무했던 한 금감원 고위관계자는 “홍콩사무소 폐쇄조치에 대해 내부에서 말이 좀 있었다”면서 “홍콩과 북경사무소를 연동해 업무를 나누면 된다는 건 쉬운 생각”이라고 말했다. 금감원 직원들 일부가 홍콩사무소와 북경사무소를 통폐합시켜 예산감축이 가능하다며 긍정적으로 보려는 시각을 일축한 것이다. 또 다른 금감원 관계자도 “홍콩은 세계금융의 중심지 중 하나인데 사무소 폐쇄가 결정됐다”면서 “앞으로 해외사무소 축소를 감사원에서 더 요구하면 금감원은 할 수밖에 없다”면서 우려했다.
/손구민기자 kmsoh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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