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제 대학교를 졸업하고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실업자가 지난달 40만명을 돌파했다.
23일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 결과를 보면 4년제 대학교 졸업 이상 학력을 보유한 실업자는 지난달 40만2,000명으로 1년 전보다 7만6,000명 많았다. 5월 기준으로 보면 4년제 대졸 학력 이상의 실업자 수는 2000년 이래 가장 많은 수치다.
전체 실업자 112만1,000명 가운데 4년제 대학 졸업 이상 학력자 비중은 35.8%였다. 전문대 졸업자까지 포괄한 대졸 실업자 비율은 48.8%에 달했다.
2000년 5월에는 실업자 중 4년제 대학교 졸업 이상 학력 보유자가 14.2%에 불과했지만 고학력 실업자 비중이 18년 사이에 2.5배 수준으로 높아진 것이다.
이러한 경향은 사회 전반의 고학력화가 진행된 탓으로 분석된다. 5월 기준 4년제 대졸 이상 학력을 보유한 경제활동 인구는 933만명으로 18년 전(379만명)에 비해 약 2.5배로 늘었다. 또 전체 경제활동인구 중 4년제 대졸 이상 학력자의 비중도 2000년 5월 17.0%에서 지난달 33.1%로 뛰었다.
당국은 고학력 실업자 수 증가의 원인이 작년엔 6월에 실시된 지방 공무원 시험이 올해는 5월로 앞당겨진 탓이라고 분석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5월 경제활동인구 조사 기간이 지방직 공무원 시험 기간과 겹쳤다”며 “기존에는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돼 실업자 수 산정에서 제외됐던 공무원 시험 준비생의 신분이 실업자로 바뀌면서 고학력 실업자가 급증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최저임금 인상을 고학력 실업자 증가의 원인으로 꼽았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이어가는 대학교 졸업자 중에는 올해 최저임금이 많이 오르면서 일자리를 잃은 이들도 적지 않게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빈난새기자 bint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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