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김종필 전 국무총리를 조문하는 행렬이 입관과 성복제(상복으로 갈아입은 뒤의 제례)가 완료된 24일 오후 5시께에도 추모 열기를 더해가고 있다.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된 고인의 빈소에는 장례 이틀째에도 여야 당수, 전직 국무총리와 정치인을 비롯해 정재계 주요 인사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빈소 현관에 조문객들의 신발이 꽉 차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다.
이날 오후 8시께에는 전현직 여야 지도부가 연이어 빈소를 찾았다. 추모의 마음은 같았으나 김 전 총리에 대한 역사적 평가나 훈장 추서에 대해서는 의견 차이를 보였다. 심상정 전 정의당 대표는 “5·16부터 DJP 연합까지 고인에 대한 냉정한 평가는 한 줄의 헤드라인 이상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훈장 추서 논란에 대해 묻는 취재진에 “훈장 추서는 신중히 결정해야 할 일”이라며 “공과에 대한 국민적 공감이 전제될 때 추서돼야 한다”라고 의견을 밝혔다.
김동철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겸 비상대책위원장은 “고인에 대해 여러가지 말들이 있다. 페이스북 같은 데서 보니까 ‘쿠데타’ ‘독재’라며 극도의 증오를 표출하시는 분도 있더라”면서 “김 전 총리는 어떻게든 멋있는 풍류 정치를 하고 노력했고 여야의 격한 대립 속에서 중재자 역할을 하신 분”이라고 말했다. 훈장 추서 논란에 대해서는 “당차원에서 논의해야지 개인적으로 말씀드리는 것은 성급하다”면서 즉답을 피했다. 최근 지방선거 참패에 책임을 지고 당대표직을 내려놓은 홍준표 자유한국당 의원은 조문 후 취재진의 질문에 일체 대답하지 않고 자리를 떴다.
같은 날 오후 장례식장에는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을 비롯해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 고 김영삼 전 대통령 차남 김현철씨,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차남 김홍업씨 등이 빈소를 방문했다. 정계 인물로는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원유철 자유한국당 의원, 정운찬 전 국무총리도 빈소를 찾아 고인을 추모했다. 같은 날 오전에는 반기문 전 UN사무총장을 비롯해 이완구 전 국무총리,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 박지만 EG 회장 내외 등 정재계 인사들이 잇달아 빈소에 다녀갔다.
앞서 조문 첫날이었던 23일에는 이낙연 총리와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문희상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성태 한국당 대표 권한대행, 박주선·유승민 바른미래당 전 공동대표 등 정계 인사들이 빈소를 찾았다.
영결식은 3일 뒤인 27일로 예정됐다. 이후 고인은 생전 뜻에 따라 국립묘지가 아닌 충남 부여 선산에 부인 고(故) 박영옥 여사와 합장될 예정이다.
/오지현기자 ohj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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