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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춘US]별장 소유주들의 우울한 여름

금리 인상과 기후변화, 트럼프 세제개편의 공통점은? 하나 같이 별장 시장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이다. By Chris Taylor

수십 년 동안, 별장 소유는 아메리칸 드림의 일부분이었다: 한여름 주말 또는 1~2주 정도 가족과 함께 일상에서 벗어나, 호수나 산으로 휴가를 떠날 수 있는 세컨드 하우스를 마련하는 꿈이었다. 미국이 견고한 성장세와 탄탄한 주식시장, 비교적 낮은 담보대출 금리를 구가했기 때문에, 특히 해변 저택과 전원 오두막이 최근 각광받는 자산이라 생각될 수도 있다.

그러나 휴가용 별장들의 사정이 모두 좋은 건 아니다. 주택시장 분석기업 질로 Zillow의 수석 경제학자 에런 테라자스 Aaron Terrazas는 “별장 판매가 최근 4~5년 동안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기후변화부터 인구, 특히 트럼프 세제개편에 이르기까지 여러 가지 동향으로 인해 별장 수요에 제동이 걸렸다. 이 시장의 전년 대비 가격 상승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해당 추세가 전국적으로 몇 년간 지속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따라서 많은 투자자들은 여가와 수익 모두를 기대했던 별장 투자를 재고할 것이다.

한 측면에서 보면, 밝은 전망도 있다: 전미부동산협회(National Association of Realtors)에 따르면, 2016년 미국 별장의 중간 가격은 20만 달러로 4.2% 상승했다. 이는 2006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그러나 그 해 별장 거래 건수는 72만 1,000건을 기록해 2014년 대비 36%나 감소했다.

최신 거래 관련 자료는 좀더 찾기 힘들다. 최근 전미부동산협회는 더 이상 별장 관련 조사를 발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거주용인지, 별장용인지 구분하는 데 드는 비용과 어려움이 많다는 게 그 이유다. 그러나 다른 애널리스트들은 “별장 시장 침체는 계속될 것”이라며, “호전되기 전 더욱 침체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통계가 이를 입증한다. 포춘의 별장가격 동향분석을 위해, 부동산 웹사이트 트룰리아 Trulia는 거주용 부동산 중 최소 25%가 별장으로 확인되는 주소지를 조사했다. 이들 지역의 부동산 가격은 올해 3월까지 3년 간 14.8%로 상당히 올랐다. 하지만 같은 가격이 25.2%나 급등한 비(非)별장 지역과 비교했을 때, 10%포인트 이상 차이가 벌어졌다.

전문가들은 많은 요인이 폭풍처럼 휘몰아치기 있어 별장 시장의 상대적 침체가 나타나고 있다고분석한다. 거기엔 실제 폭풍도 영향을 미쳤다. 그에 따라 동부 해안가(Eastern Seaboard) 주택들이 크게 매력을 상실했다. 테레자스는 “기후변화가 주목을 받음에 따라 사람들이 과거보다 해안가 리스크를 더 심각하게 여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트룰리아의 자료에 따르면, 실제로 오션 시티부터 뉴저지, 버지니아 비치, 플로리다 주의 마이애미나 키웨스트까지 해안가 주택가격이 지지부진하거나 하락하고 있다. 그러나 그 타격이 해안가에만 국한되는 건 아니다. 쾨르 드알렌 Coeur d‘Alene, 아이다호, 베닝턴, 버몬트 등 일년 내내 휴가를 즐길 수 있는 산지 지역도 타격을 입었다. 그렇다면 투자자들의 걱정거리는 무엇일까?

사우스 캐롤라이나 주 머틀 비치에 위치한 주택들: 해수면 상승 우려로 대서양 해안가 주변 별장들의 수요가 감소했다.




아마도 투자자들은 금리라는 ‘잠자는 거인’을 가장 크게 우려할 것이다. 연방준비위원회는 지난 3월 금리를 0.25% 포인트 올려 1.75%까지 인상했다. 게가가 올해 두 차례 더 인상할 것이라는 시그널까지 보냈다. 경기 과열을 누그러뜨리고, 과거 금리 수준으로 회복시키기 위해 세 차례 금리 인상을 강행할 수도 있다. 물론 금리인상은 전체 주택담보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트룰리아의 주택 경제학자 펠립 샤콘 Felipe Chacon은 “별장은 일반 주택보다 현금으로 매입할 가능성이 높다. 전체 거래 중 72%만이 대출을 끼고 산다. 그렇다고 해도, 금리가 높아지면 투자자들의 별장구매 수요가 더욱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별장 투자자들은 호텔 체인들처럼 집 임대 서비스 때문에 피해를 입었다. 존 번스 부동산 컨설팅(John Burns Real Estate Consulting) 대표 피트 리브 Pete Reeb는 “에어비앤비나 VRBO를 통한 양질의 임대가 가능해져 매입 수요가 타격을 입었다”고 설명했다. 이 플랫폼들을 통하면 계약금이나 저당, 유지비용이 없이도 꽤 오랫동안 산지(山地)에서 지낼 수 있기 때문이다.

세대의 변화도 시장 침체의 이유로 꼽힌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호황 기간에 자란 베이비 붐 세대는 가족 휴가를 위한 공간 마련에 매료되었다. 그러나 미국의 현 젊은 세대는 그런 공간에 별 관심이 없다. 뉴욕 출신의 밀레니얼 세대 금융전문 블로거 에린 라우리 Erin Lowry는 “어떤 측면에서 별장은 뭔가 구식 같은 느낌이 든다”며 “개인적으로 별장 매입에 크게 관심이 없다. 의무감 때문에 계속 같은 곳을 가는 것보다 새로운 도시와 나라들을 탐험하는 것을 더 선호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밀레니얼 세대의 재정 상황 또한 같은 나이 이전 세대들과 비교했을 때 그다지 좋지 못하다. 당연히 집도 없는데 별장을 사는 건 불가능하다. 올해 1분기 미국 인구조사에 따르면, 25~34세 성인 중 집 소유 비율은 35.5%로 약간 감소했다. 이는 전미 평균의 절반 수준이자, 수십 년 만에 기록한 최저 수준이다. 예컨대 1982년에는 같은 나이 대의 67%가 자가 소유주였다(테라자스는 이에 대해 “가난한 X세대의 경우 주택시장 폭락과 주택 차압으로 큰 타격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스키 산장을 장만하기엔 너무 큰 금전적 피해를 입었다는 것이다).



부동산 컨설팅 업체 로컬 마켓 모니터 Local Market Monitor의 창립자 인고 윈저 Ingo Winzer는 “부자들은 이미 별장이 있고, 서민들은 그럴 여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물론 요즘 많은 사람들은 스스로 여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작년 감세와 잡스법/*역주: 신생기업들의 자금 조달을 용이하게 해 일자리를 창출하려는 지원 법률/ 덕분에 더 많은 현금을 손에 쥘 수 있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해당 법안은 일부 주택시장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별장 소유자들에겐 특히 더 그렇다.

문제는 미 의회가 기업 및 개인 소득세 감면으로 인한 세수 감소를 만회하기 위해, 수익 부동산 공제액을 제한했다는 사실이다. 예전에 납세자들은 (미혼이든 기혼이든) 100만 달러까지 대출 금리를 공제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75만 달러까지만 공제받을 수 있다. 이 공제액은 모든 소유 주택에 적용된다. 상한선을 줄였어도 여전히 미국의 거의 모든 주택이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반면 고가의 집 소유자나 별장 소유자들은 예전만큼 공제를 받을 수 없다. 아울러 새로운 세법은 재산세를 포함해 주 또는 지역 세금에 대한 연방 공제액(State or Local Taxes deduction)을 1만 달러로 제한했다. 물론 이런 세제개편이 백만장자들의 구매를 좌우하는 요인은 아니다. 그러나 많은 잠재적 구매자들은 별장 구입을 재고할 공산이 크다.

리서치 기업 무디스는 새로운 세법이 2019년 전미 주택시장에 4% 역풍을 초래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시 말해, 세제 개편 때문에 가격 상승률이 4% 감소하거나, 가격이 4% 하락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테라자스 같은 질로의 애널리스트들은 (뉴저지나 매사추세츠 등) 이미 세금이 높은 주들이 별장에 훨씬 더 많은 세금을 부과할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이는 다른 요인과 함께 별장 소유자들이 가격 상승을 누릴 것인지, 아니면 깡통을 차게 될 것인지를 결정하는 요인이 될 것이다.

별장을 사지 말아야 할 적절한 이유를 찾는 사람이라면 분명 필요한 정보를 모두 얻은 셈이다. 그러나 이미 별장을 소유한 사람이라면? 투자가 실패로 끝나지 않기 위해선 무엇이 최선의 방법일까?

1. 임대인이 돼라: 에어비앤비 같은 플랫폼은 별장매매 수요를 감소시켰지만, 동시에 단기 임차인을 구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했다. 사용하지 않을 때 별장을 단기 임대로 내놓으면, 받은 임대료로 월 대출금이나 재산세를 납부할 수 있다.

2. 싼 금리로 갈아타라: 테라자스는 “해당 별장에 담보가 잡혀있고, 당시 대출금리가 현재보다 1% 포인트 정도 높다면 차환을 고려해보라”고 조언했다. 현 금리인상 추세로 볼 때, 매달 납부해야 할 대출금을 줄일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얼마 남지 않았다.

3. 그냥 보유한다: 별장 장기소유자라면 주택가격 변동에 큰 의미가 없을 것이다. 주식 장기투자자들이 매일매일의 주가 등락을 개의치 않는 것처럼 말이다. 많은 구매자들은 별장을 담보물이나 거래 대상이 아닌, 실컷 즐기고 후대에 물려주는 선물로 여기고 있다. 돈으로 헤아릴 수 없는 투자수익인 셈이다.

번역 소은혜 hanghange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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