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성화장실에서 여장을 한 채 붙잡힌 한국과학기술원(KAIST) 대학원생이 왜 그랬는지 이유에 대해 관심이 쏠린다.
29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대전의 한 영화관 여성화장실로 여성 옷을 차려입은 것으로 보이는 남성이 들어가는 것을 수상히 본 보안요원들이 이 남성을 붙잡아 인근 지구대로 인계했다. 당시 이 남성은 화장실 입구에서 빨간색 치마와 파란색 셔츠를 입고, 노란색으로 물들인 긴 머리 가발을 쓴 상태였다.
이 남성은 KAIST 석사 과정에 재학 중인 A씨로 밝혀졌다.
이 남성은 몰래카메라 범행은 극구 부인하면서도 “여장으로 스트레스를 푼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몰카 범행’이 아니라면 성도착증세의 하나인 복장을 바꿔입어 만족감을 느끼는 복장도착증일 가능성을 제기하며 상담을 받도록 주변에서 도와야 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A씨는 이전에도 여장하고 여성화장실에 들어가 휴대전화 전면 카메라를 이용하다가 화장실 내 여성에게 발각돼 도주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A씨가 여장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푼다고 진술했다”며 “여장을 하고 남성 화장실에 들어갈 수가 없다 보니 여성화장실에 들어간 것이라고 한다”고 전했다. 이어 “몰래카메라 촬영 여부를 물어보니 카메라로 내부를 찍은 것은 절대 아니고, 셀카를 찍으려고 손을 위로 뻗었다가 화장실 칸으로 손이 넘어가 오해를 샀을 뿐이라고 해명했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일단 A씨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성적 목적 공공장소 침입)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는 한편 A씨 휴대전화를 디지털 포렌식 등의 기법을 통해 살펴보면서 극구 부인 중인 몰래카메라 촬영 여부도 조사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일부 정신건강의학 전문가는 “복장을 바꿔입는 복장도착증이나 몰래 지켜보려는 관음증 등은 연구가 잘 안 된 측면은 있지만, 스트레스나 과거 여러 갈등 상황에서 많이 나타나는 현상인 것을 부인할 수 없다”며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미리 주변에서 도와주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홍승희인턴기자 shhs950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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