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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전쟁 확산 멍드는 中경제]부채 뇌관에 제조업 타격 현실화…무역전쟁, 중국發 위기로 번지나

5월 소매판매 증가율 8.5% 그쳐

신규수주·고용도 둔화세 뚜렷

2분기 GDP 6.7%로 떨어질 듯

위안화 환율도 11개월만에 최저

6월 말까지 디폴트 규모 25억弗

역대 최대 2016년의 80% 수준





미중 무역 전쟁의 암운이 중국 경제의 고질병인 부채 문제와 환율 불안, 경제 성장률 둔화 등 세 유령을 다시 불러내고 있다.

지난 2016년 초 중국 금융 시장이 요동친 후 잠잠하던 중국 경제 위기론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중 압박 강도 강화와 함께 다시 고개를 드는 모습이다. 중국 경제의 발목을 잡아왔던 부채 문제와 금융 시장 불안이 가뜩이나 둔화하고 있는 실물 경제로 불똥이 튀며 중국 경제 전반을 뒤흔들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주요2개국(G2)으로 성장한 중국에서 금융 시장 패닉이 재연될 경우 파장은 글로벌 시장 전반에까지 확산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최근 고개를 들고 있는 중국 경제 위기론의 배경에는 미중 무역 전쟁의 충격파가 중국 지도부의 예상보다 클 수 있다는 분석이 자리 잡고 있다. 시진핑 중국 지도부는 미국과의 무역 전면전에서 중국만 손해 보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중국 경제가 충격파를 충분히 견딜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하지만 중국 금융 시장과 경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우려론에 오히려 힘을 싣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말 중국의 싱크탱크 ‘국가금융발전실험실(NIFD)’은 비공개 문건에서 “미중 무역 마찰로 양측이 관세 폭탄을 주고받을 경우 중국 증시는 물론 위안화 가치가 급락할 수 있고 중국 금융 시장과 경제가 큰 후유증에 시달릴 수 있다”며 중국 금융시장의 패닉 가능성을 지적했다.

실제 미중 무역전쟁의 우려가 중국의 주요 경제 지표 하락세에 불을 지피는 모습이다. 발표되고 있는 실물 경제 지표들은 중국 경제에 경고음을 높이고 있다. 2일 발표된 중국의 6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1.5를 기록해 전달의 51.9보다 떨어졌다. 전문가들의 예상치 51.6에도 미치지 못하는 결과였다. 아직은 경기확장 기준선인 50을 웃돌고 있지만 미중 무역 분쟁의 파장이 실물 경기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6월 수출 주문이 49.8을 기록, 전월의 51.2에서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신규 수주와 고용 상황도 둔화세가 뚜렷하다. 신규 수주는 5월 53.2로 전달 대비 0.6포인트 감소했고 고용지수도 49.0으로 50을 여전히 밑돌고 있다. 중국 경제 성장의 마중물 역할을 한 고정자산투자에도 이상 신호가 켜졌다. 5월 중국의 고정자산투자 증가율은 3.9%로 1995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1~5월 누적 증가율도 6.1%로 22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실물 경제 활력도를 볼 수 있는 소매판매 증가율은 5월 8.5% 증가에 그쳐 2003년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을 보였다. 글로벌 금융가에서는 1·4분기 6.8%를 지켰던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4분기에는 6.7%로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최근 들어 급격히 요동치고 있는 위안화 환율도 중국 경제의 복병이다.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3일 한때 6.7위안을 넘어서며 지난해 8월 9일 이후 위안화 가치가 11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금융시장 일각에서는 무역 전쟁을 대비한 중국 당국의 위안화 약세를 용인하는 흐름이 자칫 중국 경제에 큰 화를 불러올 수 있다는 경고 메시지가 나오고 있다. 가장 큰 부담은 이 같은 실물 경제 둔화 조짐이 중국 고질병의 근원인 부채라는 종양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시진핑 주석은 올해 중국 3대 역점 사업 가운데 하나로 부채 축소를 꼽았지만 시간표는 오히려 거꾸로 돌아가고 있다.

중국 지도부의 부채 감소 독려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총부채비율은 2008년 160%에서 지난해 260%로 치솟았다. 가계부채도 국제 금융기관의 경고 수준으로 불어나고 있다. 10년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중국의 가계부채는 지난해 말 기준 6조7,000억달러를 기록했다. 중국의 가계부채가 지난해 2007년 기준 두배 이상 치솟자 국제결제은행(BIS)은 올해부터 중국을 가계부채 위험국으로 지목했다.

중국 경제가 흔들리고 있다는 징조는 이미 채권시장에서 나타나기 시작했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올해 들어 중국 채권시장에서는 모두 24건의 채무불이행(디폴트)이 발생했고 디폴트 규모는 올 들어 6월 말 현재 25억달러(165억위안)로 역대 최고치였던 2016년(207억위안)의 80% 수준에 육박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올해 중국 기업의 디폴트가 사상 최대였던 2016년을 넘어서는 것은 시간문제라며 가장 큰 원인은 미중 무역 갈등의 파장에 따른 중국 기업 이익 둔화와 실물 경기 악화 영향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금융 시장 불안을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는 중국 지도부의 의지가 강한데다 세계 최대의 미국 국채 보유량과 아직은 넉넉한 외환보유액, 지급준비율 추가 완화 등 쓸 수 있는 대응 카드가 많다는 점에서 중국발 글로벌 경제 쇼크 가능성에 신중론을 펴는 목소리도 나온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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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병문 기자 국제부 hb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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