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북부 치앙라이주의 동굴에서 소식이 끊긴 소년들이 열흘 만에 비교적 건강한 모습으로 생존을 알려왔다.
지난달 23일 오후 매사이 지구의 탐 루엉 동굴에 들어갔다가 폭우로 물이 불어나면서 고립된 이들은 동굴 입구로부터 무려 5∼6㎞나 떨어진 곳에서 발견됐다. 3일(현지시간) 태국 해군 네이비실이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소년들은 오랫동안 굶은 탓인지 다소 말라 보였고 목소리에도 힘이 없었다. 그 중 한 아이는 영국 동굴탐사 전문가를 발견하자 울먹이는 목소리로 “감사합니다”라고 외친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동굴탐사 전문가가 모두 몇 명이 있는지를 묻자 아이들은 13명이라고 답했고 실종자 전원이 무사하다는 것을 확인한 전문가는 “멋지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전문가는 이어 “많은 사람이 이곳으로 오고 있다. 우리가 첫 번째다. 이제 걱정하지 말라”며 아이들을 안심시켰고 “벌써 열흘째 이곳에 있었다. 너희는 강하다”고 칭찬하기도 했다.
치앙라이 축구 클럽 유소년팀에 소속된 11∼16세 소년들과 25세 코치는 지난달 23일 오후 훈련을 마치고 관광차 동굴에 들어갔다가 연락이 끊겼다. 동굴 밖에서는 이들이 타고 온 것으로 추정되는 자전거와 가방, 축구화 등이 발견됐다.
당국은 우기를 맞아 내린 폭우로 동굴 안쪽에 물이 차면서 이들이 고립됐을 것으로 보고 이튿날부터 해군 해난구조 잠수대원 등 군인 600여명을 동원해 본격적인 수색에 나섰다. 미군 인도태평양사령부 소속 구조대원 30여 명, 영국 동굴탐사 전문가, 중국 동굴 구조 전문가 6명, 필리핀과 미얀마, 라오스 구조대도 수색에 참여했다. 그러나 이후 1주일 내내 폭우가 쏟아지면서 동굴 안쪽의 물이 불어나 수색에 어려움을 겪다가 지난 주말 비가 그치고 동굴 내 수위가 낮아지면서 수색을 재개했다. /장유정인턴기자 wkd1326@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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