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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초점] ‘인랑’·‘공작’, 남북정상회담 이후 김지운·윤종빈이 던지는 메시지

/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 CJ엔터테인먼트




올 여름 개봉을 앞두고 있는 ‘인랑’과 ‘공작’은 분단된 한반도를 배경으로 한 영화다. 남북영화가 극장가 단골 메뉴로 자리 잡은 것은 오래전이지만, 이번엔 분위기가 조금 다르다. 남북정상회담으로 급변하고 있는 한반도의 정세와 맞물린 두 작품은 각자만의 방식으로 통일을 바라보는 한반도의 미래를 이야기한다.

오는 25일 ‘인랑’이 극장가 여름 성수기 경쟁의 포문을 연다. 김지운 감독이 2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으로 일본 오시이 마모루의 동명 애니메이션을 한국 상황에 맞게 실사화 했다.

‘인랑’의 배경은 남북한이 통일준비 5개년 계획을 선포한 2029년이다. 주변국의 경제제재 조치로 민생은 악화되고, 내부에서는 반통일 테러단체 섹트가 등장하면서 한반도는 혼란에 빠진다. 섹트를 진압하기 위해 경찰조직 특기대가 주도권을 잡게 되고, 이를 견제한 정보기관 공안부는 특기대 말살 작전을 계획한다.

스토리는 영화적 상상력에서 출발했지만, 현실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최근 남북정상회담 개최로 한반도에 평화 기류가 조성되면서, ‘인랑’이 말하는 통일은 그리 먼 미래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급변한 한반도 정세가 SF 액션 영화인 ‘인랑’에 현실성을 부여한 것.

갑작스레 찾아온 남북관계의 변화에 놀란 건 김지운 감독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시나리오를 쓸 때만 해도 통일은 그 자체로 SF였다”며 “(남북관계가) 이렇게 빠르게 진전될 줄 몰랐다”고 말했다.

남북관계에 찾아올 변화는 예측하지 못했지만, 영화 속에서 통일을 앞두고 벌이는 거대권력간의 세력다툼은 김지운 감독이 미리 본 한반도의 미래다. 그는 통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한 혼돈기를 영화로 그리며 변화를 앞둔 한반도에 메시지를 던진다.

그는 “세상이 지도자 한 분만 바뀌어서 되는 게 아니다”라며 “통일은 민족적 염원이지만 이를 바라지 않는 세력도 있을 수 있다. 분단 고착화로 이익을 얻는 집단과 세력이 있다. 옳은 길로 가기 위해서는 그런 세력들과 대결해야 한다는 상상에서 시작한 영화다. 그런 의미에서 현실감이 있다”고 전했다.



/사진=서울경제스타 DB


반면 오는 8월 8일 개봉하는 ‘공작’은 20년 전인 90년대 중반의 한반도를 배경으로 한다. 북으로 잠입한 스파이 흑금성의 실화에서 출발한 ‘공작’은 북핵의 실체를 파헤치던 안기부 스파이가 남북 고위층 사이의 은밀한 거래를 감지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양 측의 대표가 판문점에서 만나 포옹을 나누는 현실과 달리, ‘공작’에서의 남북관계에는 냉랭한 긴장감이 흐른다. 영화 속 인물들은 여전히 서로를 적대자로 여기며 견제한다. 이미 종전과 통일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관객들에게 ‘공작’이 그리는 한반도의 모습은 그저 옛날이야기에 불과한 것으로 여겨질 수 있다 .

하지만 윤종빈 감독은 “현 시대에서 ‘공작’은 반드시 필요한 이야기”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한반도의 미래를 과거에서 찾았다. 그동안 남북관계가 겪어온 갈등과 위기를 되돌아보며 통일을 위해 나아가야 할 방향을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 윤종빈 감독이 전하는 메시지다.

그는 “‘공작’은 남북관계를 반추해볼 수 있는 영화”라며 “20년 전 냉전이 한창일 무렵부터 다시 남북 관계에 물꼬가 트인 시기까지 영화를 통해 보면서 현재 한반도와 앞으로의 남북관계를 생각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다운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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