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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엠그린 이정미 대표 “경기도주식회사의 개선사업 통해 제품력과 디자인, 두 마리 토끼 잡았어요”

살림 노하우로 ‘김치 국물 흐르지 않는 똑똑한 도마’ 개발

▲IMF 이후 지속되는 생활고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사업에 도전한 제이엠그린 이정미 대표. 사무실 한편에 전시된 상패들이 그동안의 노력과 성과를 증명해 준다.




“개발에는 자신 있었지만 디자인이나 판로 개척은 너무 생소했는데, 경기도주식회사가 필요한 부분을 콕 집어 도와줘서 큰 도움이 됐습니다.”

제이엠그린의 이정미 대표는 자타공인 ‘아이디어 뱅크’다. 누르면 쏙 빠지는 냉동 보관 용기 ‘알알이쏙’으로 사업을 시작해 ‘더블세이브 도마’까지 선보인 그녀는 아직도 개발하고 싶은 상품이 많다.

평범한 주부였던 그녀가 어떻게 이런 좋은 상품들을 개발하고, 성공할 수 있었는지 이정미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 봤다.

Q. 사업을 시작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는지?


IMF 외환 위기 당시 남편의 사업이 어려워지면서 경제적 어려움이 찾아 왔습니다. 사랑하는 아이들이 필요한 학용품 등을 사 주지 못하는 현실을 마주하고 ‘엄마로서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에 회사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과도한 업무로 인해 건강이 나빠지면서 그만두게 됐죠.
그러다가 더운 여름날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 ‘바로 이거다’ 싶었습니다. 한국 요리에는 마늘이 필수로 들어가는데, 다진 마늘은 보관하기도 어렵고 얼린 뒤 다시 꺼내 사용하기도 어렵잖아요. 다진 마늘을 소분해서 보관하고 간편하게 꺼내 하나씩 사용할 수 있다면 요리 시간도 줄어들고 손에 냄새도 배지 않아 좋을 것 같았습니다. 처음에는 실리콘 재질로 제품을 만들었는데 제품에 색이 배고 물이나 육수 같은 액체를 넣으면 바닥이 축 쳐져 지탱을 못하더라고요. 그래서 아이스크림에 사용되는 소재를 연구해 결국 기존의 단점을 보완한 제품 개발에 성공했고, 그것이 바로 ‘알알이쏙’입니다.

Q. 또 다른 제품인 ‘더블세이브 도마’는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나?




‘더블세이브 도마’ 역시 제 스스로 필요하다고 느낀 데서 출발했습니다. 사실 주부라면 누구나 도마에 김치 국물이 배고 흘러 힘들어한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더블세이브 도마는 일반 도마와는 달리 식판처럼 구획을 나눠 국물 흘림을 방지하고, 식재료를 분리해 보관했다가 요리에 사용할 수 있는 제품입니다. 소재에도 공을 들였습니다. 소재는 제가 몇 번의 테스트를 거쳐 직접 개발한 PP COMPLEX를 사용합니다. 일반적인 도마에 사용되는 PP(폴리프로필렌) 소재는 사용 시 재료가 튀는 단점이 있는 반면, PP COMPLEX는 탄력이 있어 칼집으로 인한 패임이 덜 하고 재료가 밖으로 나가지 않습니다. 게다가 120℃ 온도에서도 제품 변형이나 변색이 없어 식기 세척기에 넣거나 끓는 물에 소독할 수 있습니다.
사실 제품의 개발 목적이 김치 국물 흘림을 방지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초기의 더블세이브 도마는 빨간색이었어요. 하지만 주방에도 북유럽 스타일의 인테리어가 유행하면서 빨간색은 너무 튀는 색깔, 뒤로 감춰야 하는 색깔이 돼 버렸습니다. 색깔이 너무 튀어서 잘 보이는 곳에 두지 않는다는 고객들의 이야기가 들렸어요. 그때 경기도주식회사의 중소기업 디자인 개선사업을 알게 되었고, 사업을 통해 디자인 스튜디오 프롬헨스를 만나게 됐습니다.

Q. 디자인 개선 프로젝트는 어떤 과정을 거쳐 진행되었나?
사실 프로젝트 초기에 경기도주식회사와 이야기했던 건 도마의 제품 디자인 자체를 바꾸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첫 미팅을 한 후 제품 자체는 건드리지 않기로 했습니다. 제 스스로 주부로서 경험에 의해 필요한 기능을 집어 넣어 디자인했고, 소재 또한 수십 번의 실험 끝에 최적을 개발한 것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건드릴 수는 없다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결국 색상과 패키지 등 최소한의 요소만 개선해 제품의 가치를 높이기로 결정했습니다. 제품 니즈가 높은 30대 여성을 구매 타깃으로 잡고 그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크게 'Well-being', 'Active', 'Soft-tech', 'Quality'라는 네 가지 방향으로 키워드를 정했습니다. 그 중 제이엠그린과 더 어울린다고 판단한 키워드 'Soft-tech'와 'Well-being'을 뽑았고, 다시 한 번 이 두 가지를 종합해 'Earthy'라는 최종 컬러 테마를 잡았습니다.

Q. 지금 제품에 적용되어 있는 ‘다크그레이’ 컬러는 어떻게 탄생하게 된 것인가?
프롬헨스의 이규형 실장님은 자연적이고 편안한 느낌의 컬러들을 두 가지 스타일로 제시하셨어요. 하나는 미색이 도는 공간에 어울리는 컬러 타입이었고, 다른 하나는 깔끔하고 선명한 컬러로 구성된 타입이었습니다.
그 중 최근 유행하는 북유럽 스타일에 맞게 전자를 선택했고, 첫 번째로 현재 컬러인 다크 그레이로 제품이 출시되었습니다. 실제로 이번 제품이 유럽에서 좋은 반응을 얻어 유럽 수출을 논의 중입니다.

Q. 경기도주식회사와의 협업을 통해 가장 크게 변화된 점이 있다면?
그동안 제품의 품질과 실용성에 주력했던 저희에게 디자인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개발에는 자신이 있었는데 디자인은 너무 낯설고 생소한 분야였거든요. 전문가들의 조언을 통해 제품을 개선하면서 ‘색상 하나만 달라져도 제품이 이렇게 달라질 수 있구나’라는 걸 느꼈죠. 그 결과 구매층이 4~50대 주부뿐 아니라 2~30대의 젊은 연령대까지 넓어졌습니다.
또한 단순히 제품의 디자인을 뜯어 고치는 것이 아니라 제품의 장점과 단점을 구체적으로 분석하고 소비자 특성을 파악하여 유지할 것은 유지하고, 바꿀 것은 바꾸는 솔루션을 제시해 주신 점이 가장 좋았습니다.

Q. 향후 계획에 대해 말씀 부탁 드린다.
제품 디자인 개선이 도마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후 출시되는 다른 제품에도 지속적으로 적용될 예정입니다.
또 좋은 아이템들을 계속 개발해 국내뿐 아니라 해외까지 판로를 개척해 한국의 우수한 제품들을 알리는 데 힘을 보태고 싶습니다. 향후에는 ‘사고를 막고 생명을 구하는’ 제품을 개발해 아름다운 일을 하고 싶다는 마음도 있어요. 앞으로 더 젊고 트렌디한 주방용품 브랜드로 거듭날 계획이니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김동호 기자 dongh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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