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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어드십 코드 연착륙 해법되나

■국민연금, 의결권 절반 위탁운용사에 넘기기로

국내주식투자비중 높은 현실 감안

의결권 전문위 어제 최종안 논의

"민간자산운용사에 형식적 위임

의결권 분산효과 의문" 지적도

국민연금이 70조원에 가까운 국내 주식 위탁 자산의 의결권 행사를 민간 자산운용사에 넘긴 것은 스튜어십 코드 도입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주주권 강화라는 명분으로 시작한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이 기업 경영권을 압박하는 동시에 신(新)관치의 도구가 될 수 있다는 비판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편으로 보인다. 일단은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에 찬반 주장을 펴는 양측 모두 위탁 운용 자산에 대한 의결권을 민간에 넘기는 방안에는 긍정적이다. 이번 방안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 연착륙을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실제로 일본·캐나다 등 해외의 경우 연기금 의결권 행사를 운용사에 100% 위탁하고 있다. 국민연금과 가장 비슷한 지배구조를 가진 일본 공적연금(GPIF)의 경우 주식 운용과 함께 의결권 등 주주권 행사 일체를 외부 운용사에 위탁한다. 국민연금이 벤치마킹한 캐나다 연기금은 기금운용공사 기능을 하는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IB)에 운용을 독립적으로 맡겨놓고 있다. 정부 정책목표와 관계없이 연금 가입자의 이익을 위해 투자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CPPIB법에 따라 움직인다.

다만 민간 자산운용사에 맡긴다고 해서 의결권 행사 분산이 제대로 될지는 미지수다. 국민연금에 비해 규모가 작은 민간 자산운용사가 스튜어드십 코드에 맞춘 의결권 행사 조직을 갖추기도 어렵고 대부분의 자산운용사가 대형 은행이나 대기업 계열 증권사의 자회사이기 때문이다. 의결권전문위원들은 운용사의 의결권 독립을 위해 국민연금이 자문을 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 전문위는 회계법인이나 법무법인이 의결권 행사 자문업무를 맡을 수 있도록 의결권 행사 지침 개정안을 올해 초 통과시키기도 했다. 기존 3개 정도에 불과한 의결권 행사 자문사의 수를 늘리기 위해서다.

의결권전문위원들은 9일 열린 회의에서 최근 기금운용본부장(CIO) 인선 과정에서 벌어진 청와대 정책실장의 개입에 우려를 나타냈다.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가 ‘연금 사회주의’로 가는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낳는 시점에서 청와대 입맛에 맞는 인선은 이 같은 의심을 더 높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전문위원은 “국민연금 기금 운용의 독립성을 철저하게 보장한다는 전제하에서 주주권 확대를 통해 기업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국민 노후자금 투자의 수익성과 공공성을 높일 수 있는 것”이라면서 “불필요한 논란으로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의 정당성이 훼손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CIO의 인선뿐 아니라 기금운용본부를 독립시킨다고 해서 투자수익이나 안정성을 높일 수 없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스튜어드십 코드에 반대해온 한 위원은 “고도의 전문가를 고용해도 어려운 국민연금 투자를 정부 입맛에 맞춘 인물이 좌우하게 해서는 안 된다”면서 “CIO를 비롯한 기금운용본부의 주요 자리는 반드시 외부에서 공모하고 실적에 따라 연장하는 시스템이 확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이들은 외부인사로 구성된 의결권전문위가 중립적인 입장에서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 사례를 늘리면 외압 논란이 자연스럽게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기금운용위원회는 위원장인 보건복지부 장관이 주도하고 운용위원은 각계 인사가 직접 참여하면서 대표성은 있으나 전문성은 다소 떨어지고 기금운용본부 내부의 투자위원회는 전문성은 있지만 CIO의 권한이 커서 오히려 외압에 시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임세원·강도원기자 wh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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