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든 공간’에 대한 수요 증가와 ‘불황 속 작은 사치’라는 트렌드가 맞물리면서 인테리어 전문 크리에이터가 전성기를 맞고 있다. 1인 가구가 증가하는데다 집에서 시간을 많이 보내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인테리어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전문 업체의 도움을 받으면 비용이 높아지는 탓에 망설이던 이들을 파고든 것이다. ‘이폼’ ‘나르tv’ ‘집꾸미기’ ‘오늘의 집’ 등 인테리어 전문 크리에이터들은 유튜브, 대형 포털 블로그 등을 통해 셀프 인테리어 노하우를 전수하면서 수많은 팔로어를 거느리며 관련 강연회 초청 ‘0순위’에 오르는 등 그야말로 귀하신 몸이 됐다.
대표적인 셀프 인테리어 크리에이터 ‘이폼(본명 오민아)’은 포털 사이트 블로그에 ‘셀프 인테리어 이폼’을 개설해 현재 구독자만 4만명에 달하는 파워블로거가 됐다. ‘이폼’은 블로그뿐만 아니라 유튜브를 통해 셀프 인테리어 비법을 전수하는가 하면 각종 하우징페어에도 단골손님으로 초청돼 전문가에 준하는 대우를 받고 있다. ‘이폼’은 특히 2.5평 원룸 등에 사는 1인 가구를 위해 합리적인 비용으로 아기자기하고 깔끔한 공간을 만드는 비법을 비롯해 좁은 공간을 100% 활용하는 서랍 정리법, 화장대 꾸미는 방법 등을 전수해 커다란 호응을 얻고 있으며 인터넷을 통해 소개하던 셀프 인테리어 방법을 엮은 ‘괜히 끌리는 공간’을 올해 3월 출간하기도 했다.
‘나르tv(본명 옥수정)’는 1인 가구를 겨냥, 유튜브를 통해 ‘초보자 자취방을 심플하고 아늑하게 꾸미는 방법’을 소개해 ‘대세 크리에이터’로 떠올랐다. ‘나르tv’가 “세상에 나쁜 집은 없다”며 단돈 30만원으로 5평짜리 원룸을 ‘일찍 들어가서 쉬고 싶은 공간’으로 변신시킨 영상은 놀라움을 자아내게 한다. 이 외에도 포털 사이트 블로그 ‘집꾸미기’를 비롯해 셀프 인테리어 정보공유 앱 ‘오늘의 집’ 등도 주목받고 있다.
‘제이쓴의 좌충우돌 싱글라이프’라는 블로거를 통해 셀프 인테리어 등을 소개하는 파워블로거 ‘제이쓴(본명 연제승)’ 역시 ‘핫’한 셀프 인테리어 크리에이터다. 그는 현재 15만명 이상의 팔로어를 거느리고 있다. 그는 인기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를 비롯해 ‘헌 집 줄게 새집 다오’에 출연하는 한편 셀프 인테리어 비법을 소개한 ‘제이쓴 내 방을 부탁해’ ‘제이쓴의 5만원 자취방 인테리어’ 등을 출간했다.
출판계에서는 셀프 인테리어 서적이 트렌드로 떠올랐다. ‘제이쓴의 5만원 자취방 인테리어’ ‘집수리 셀프 교과서’를 비롯해 ‘인테리어 원 북’ ‘인테리어 숍 가이드 123’ ‘셀프 홈 인테리어 가이드’ ‘운명을 바꾸는 인테리어 팁 30’ ‘전셋집 인테리어’ 등 셀프 인테리어 서적들이 독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교보문고의 한 관계자는 “1인 가구가 증가하고 자신만의 공간을 취향에 맞게 저렴하게 꾸미려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관련 서적들이 관심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셀프 인테리어 전문 크리에이터들이 인기를 끌자 기업들은 이들과 컬래버레이션 작업까지 하고 있다. 비츠는 최근 ‘비츠×셀프인테리어 이폼’이라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신청자의 사연을 받아 조명회사 비츠와 이폼이 신청자의 공간의 문제점을 해결하며 원하는 인테리어를 해주는 방식이다. 조명의 색상과 크기 등에 따라 집안의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에 조명은 셀프 인테리어에 필수다.
셀프 인테리어 시장은 앞으로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인테리어 시장은 2000년에는 9조원가량이었지만 셀프 인테리어 바람이 불면서 지난해 30조원으로 급성장했으며 오는 2020년에는 40조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1인 가구는 증가하고 있는 데다 이들은 대부분 자가 소유자가 아니기 때문에 이사를 할 때마다 인테리어를 해야 한다”며 “이런 추세에 따라 셀프 인테리어 시장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성장해 조명을 비롯해 가구·전자제품 등도 셀프 인테리어에 맞게 상품 개발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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