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동국대 일산병원에 따르면 노주원·윤상호 산부인과 교수팀이 국내 첫 개발한 자궁선근증 수술법인 ‘자궁선근증 감축술’이 보건복지부 신의료기술평가위원회로부터 안전성·유효성을 인정받았다.
자궁선근증은 자궁내막 샘조직과 실질조직이 자궁근육층으로 침투해 굳은살처럼 박혀 있는 것을 말한다. 35~45세 여성에게 잘 생기며 자궁벽이 비정상적으로 두꺼워진다. 30~50%에서 생리과다증, 심한 생리통을 유발한다. 불임 여성 2명 중 1명에게서 자궁선근증이 발견되며 자연유산이 2배 이상 증가한다는 보고도 있다. 수정란의 자궁내막 착상을 방해하고 자궁벽의 탄력을 떨어뜨려 태아가 자라는 것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종괴의 경계가 불확실하고 자궁 전체에 넓게 퍼져 있는 경우가 많다. 자궁근종과는 전혀 다른 질환으로 수술적 치료가 불가능하며 자궁을 들어내는 자궁적출술이 가장 효과적이고 표준적인 치료법으로 여겨져왔다. 하지만 이는 아기를 원하는 여성에게는 ‘사형선고’와 다름없다.
노 교수팀이 개발한 수술법은 임신력 보존을 원하는 자궁선근증 환자를 대상으로 임신력 향상과 생리과다증 등 개선을 목적으로 시행된다. 자궁의 표면을 넓게 열고 아르곤 레이저를 이용해 얇고 넓게 반복적으로 깎아낸다. 이어 새로운 봉합 방법으로 자궁을 전체적으로 재건한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의 평가에 따르면 이 수술적 치료법은 기존 기술과 비교해 임신율·출산율을 높여주고 수술 후 생리과다증·곤란증이 개선됐다. 반면 합병증·부작용 가능성은 낮았다. 1차 임상시험에서는 수술을 받고 임신을 시도한 33명 중 18명이 임신에 성공했다. 이 중 10명이 13명의 아기를 출산했으며 임신 중 자궁파열 같은 합병증은 발생하지 않았다. 8명은 유산·자궁외임신으로 출산에 실패했다.
노 교수는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출산율이 가장 낮고 결혼·출산연령이 높아지고 있어 가임여성에서 자궁선근증으로 인한 난임이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동안 수술이 불가능하다고 여겨져왔는데 새로운 수술적 치료법이 신의료기술로 인정받은 만큼 난임으로 고통받는 많은 여성에게 새로운 희망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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