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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9일간 총 40편…국립극장 화려한 상차림

하반기부터 2018-2019 새 시즌 돌입

무용, 정구호 연출·김설진 안무가 눈길

국립관현악, 故황병기·北음악·양방언 키워드

창극, 中 경극과 융합실험·SF창극 도전

정구호 연출의 손에서 한국무용으로 재탄생할 색동의 이미지 /사진제공=국립극장




전통을 현대의 언어로 재해석하며 동시대 관객들에게 다가가는데 성공한 국립극장이 2018-2019 시즌에도 전통의 현대화 작업을 이어간다. 9월부터 299일간 선보일 작품은 신작 19편을 포함 총 40편. 장르별로 키워드를 꼽는다면 무용은 정구호 연출과 김설진 안무가, 국립관현악은 故 황병기와 북한 음악, 양방언, 창극은 중국 경극과의 융합 실험이다.

우선 가장 기대를 모으는 작품은 ‘향연’ ‘묵향’으로 한국무용 신드롬을 일으켰던 정구호 연출의 국립무용단 신작 ‘색동’이다. 전통 오방색을 주제로 하는 만큼 정구호 연출 특유의 색감과 현대화된 우리 춤이 어우러진 무대가 될 전망이다. 특히 5개 장은 각기 다른 안무가와 작곡가가 참여, 우리 춤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여줄 예정이다. 정 연출은 “향연이 70%의 전통에 30%의 모더니즘을 섞은 작품이라면 ‘색동’의 모더니즘 비율은 50%”라며 “우리 춤의 현대화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김설진 안무가와 국립무용단이 선보이는 신작 ‘더 룸’ /사진제공=국립극장


국립무용단은 춤 경연 프로그램 ‘댄싱9’ 우승자로 유명한 ‘동양의 찰리 채플린’ 김설진과 중극장 규모의 신작 ‘더 룸(The Room)’도 선보인다. 세계 무용계를 놀라게 한 벨기에 피핑톰 무용단원인 그는 10여가지 춤을 직접 체득하며 장르의 경계를 뛰어넘는 안무가로, 이번 공연에서도 다양한 춤과 한국무용의 결합을 시도할 예정이다. 김설진 안무가는 “이사를 하거나 출장 중 호텔에 머물 때마다 그 방에 머물었던 사람들이 누구인지 궁금했다”며 “다른 시간이지만 같은 공간에 머문 사람들의 이야기를 한 무대에서 표현하는 색다른 시도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창극 ‘패왕별희’로 경극과 남성 창극의 만남을 시도할 대만 연출가 우싱궈 /사진제공=국립극장


신창극시리즈에서 우주소리를 우리 소리로 풀어낼 연출가 김태형 /사진제공=국립극장


지난 시즌 ‘심청가’를 끝으로 판소리 다섯 바탕의 현대화 작업을 마무리한 국립창극단은 세계 속 창극의 길 찾기 작업을 이어간다. 대만의 유명 연출가이자 경극 배우인 우싱궈와 함께 ‘패왕별희’를 창극으로 제작, 창극의 아시아적 확장 가능성을 탐구하고 대학로 스타 연출가인 김태형 연출과 우주의 소리를 우리 소리로 풀어내는 SF 창극에 도전한다.

국립국악관현악단은 올 시즌 그 어느 해보다 의미 있는 작품들로 관현악 시리즈를 구성했다. 시즌 첫 관현악시리즈는 국립국악관현악단 최장기 예술감독이었던 고 황병기 선생의 음악세계를 오롯이 보여주는 무대를 마련했다. 이번 공연의 편곡을 맡은 임준희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이번 공연은 추모의 의미뿐만 아니라 평소 황병기 선생 철학과 정신을 담은 음악회”라며 “‘옛것을 그대로 재현하는 것은 골동품을 보관하는 것과 마찬가지고 새로운 것이 미래의 명곡이 돼야 한다’는 선생의 말씀대로 공연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번째 관현악시리즈 ‘다시 만난 아리랑’에서는 분단 이후 국내에선 접하기 어려웠던 북한 작곡가들의 걸작을 소개한다. /사진제공=국립극장


이밖에도 아리랑을 주제로 한 두번째 시리즈에서는 분단 이후 70년간 접할 수 없었던 북한 작곡가들의 걸작을 소개하고 세번째 시리즈 ‘인투 더 라이트’에서는 월드뮤직 작곡가 양방언과 색다른 음악 세계를 펼쳐낸다.

올 시즌 세번째 관현악시리즈 ‘인투 더 라이트’를 선보이는 월드뮤직 작곡가 양방언 /사진제공=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리모델링과 지하주차장 공사로 이번 시즌 역시 상당수 공연이 예술의전당, LG아트센터, 롯데콘서트홀 등 외부 공연장에서 열린다.

이정우 국립극장 운영지원부장(극장장 직무대행)은 “해오름극장 리모델링과 지하주차장 공사로 인한 공간 활용 제약, 예상보다 길어진 극장장 공석 등으로 고민을 많이 했지만 전통의 현대화라는 과제에 충실하며 작품을 구성했다”며 “이번 시즌 역시 국립극장 70주년을 맞는 2020년을 준비하고 도약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서은영기자 supia92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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