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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러 정상회담’ 후폭풍··“트럼프, 격렬한 비판에 화들짝 놀라”

백악관 ‘멘탈 붕괴 수준’

블라디미르 푸틴(오른쪽) 러시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EPA연합뉴스




미·러 정상회담 역풍으로 사면초가에 몰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정작 회담이 열린 핀란드 헬싱키를 떠날 때까지만 해도 이러한 반응을 예상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의 2016년 미국 대선개입 의혹에 대한 미국 정보기관의 조사결과보다는 오히려 의혹을 부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손을 들어준 듯한 태도를 보인 것을 두고 야당과 반대파는 물론이고 전통적 지지층조차 등을 돌릴 조짐을 보이자 적잖이 놀랐다는 것이다.

백악관을 비롯한 참모그룹도 이번 ‘쇼크’에 할 말을 잃은 채 당혹감 속에 파장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미·러 정상회담 기자회견이 끝났을 때만 해도 자신감에 가득 차 있었다고 미국 CNN방송이 관련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헬싱키 무대’를 떠날 때만 해도 자신의 발언이 몰고 올 파장에 대해 가늠하지 못한 채 ‘성공적인 회담’이라고 자평하며 열광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은 미·러정상회담이 승리에 가득 찬 TV 이벤트가 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우군들 조차도 날카로운 비판을 쏟아내는 등 기자회견에 대한 격렬한 비판론에 놀란 상태”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DC로 돌아오는 전용기 에어포스원 안에서 TV를 통해 이번 미·러 정상회담에 대해 쏟아진 비판적 보도를 접하고 기분이 상당히 안 좋아졌다고 한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에어포스 안에서 빌 샤인 백악관 공보국장, 스티븐 밀러 백악관 선임보좌관 등 헬싱키에 동행한 참모들에게 감정을 터뜨렸다고 CNN은 전했다. 부인 멜라니아 여사도 바로 옆에서 일부 대화에 참여했다고 당시 상황을 잘 아는 소식통이 CNN에 전했다.

실제 대통령 전용헬기인 마린원이 백악관 잔디밭에 착륙했을 때 트럼프 대통령과 멜라니아 여사, 샤인 공보국장, 밀러 선임보좌관이 열띤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눈에 띄기도 했다.

백악관 참모들은 이 사태의 파장이 어디까지 갈지에 촉각을 세우며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백악관 관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현지 발언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순순히 털어놨다고 CNN은 보도했다. 한 참모는 CNN에 “어느 정도 나빴던 것이냐”며 트럼프 대통령 발언의 파장을 가늠하기 위해 분위기를 물어보기도 했다.

헬싱키에 가지 않고 워싱턴DC에 머문 인사들은 현장에 다녀온 사람들로부터 ‘장막 뒤’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귀동냥’을 하기 위해 안테나를 세우고 있다는 후문이다.

/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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