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스마트폰 음성인식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해 자율주행 전기자동차를 불러 이동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선보였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국내 전기차 생산기업 아이티엔지니어링과 함께 자율주행차를 음성으로 호출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9일 밝혔다. 이 기술의 핵심은 자율주행차가 도로 주변 환경 인식을 돕는 정밀 지도를 자동으로 만들고 갱신한다는 점이다. 지도의 오차범위는 10㎝ 이내로, 세계적인 수준이다.
전력이 부족한 소형 전기차에서 자율주행 기술을 실현하기 위해 차량 제어·상황 판단 알고리즘은 물론 차량 위치·신호등·장애물·보행자·차종인식 같은 자율주행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를 최적화해 소비전력이 100W를 넘지 않게 했다. 출발지와 목적지를 스마트폰에 입력하고서 음성인식 앱을 통해 차량을 부르면 자율주행차가 호출자 위치로 다가온다.
지난해 8월에는 국토교통부로부터 임시자율주행 허가를 받았다. ETRI 측은 최근 대전 유성구 연구원 안에서 카메라 센서 2개와 라이다(LIDAR) 센서 1대를 단 차량으로 음성 호출과 자율주행을 시연했다. 인식·판단·제어 소프트웨어 구동에는 소형 컴퓨터 1대와 일반 컴퓨터 1대만 사용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탑승자가 없는 빈 차를 모바일로 불러 자율주행을 하는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진은 현재 딥 러닝 기술을 적용한 자율주행 기술 고도화를 위해 알고리즘 성능향상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도로 특징과 실시간 교통 정보 등 그간의 연구 과정을 통해 수집한 빅데이터는 무인 자율주행 관련 연구자에게 개방할 계획이다.
최정단 ETRI 자율주행시스템연구그룹장은 “자율주행기술 개발을 위한 진입 장벽을 낮추는 데 이바지했다고 생각한다”며 “자율주행기술은 차량을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닌 이동 중 가치를 재생산하는 새로운 융합산업으로 인식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 기술을 통해 국내·외 특허 26건 출원, 논문 26편 게재, 7건의 기술이전 등 성과를 거뒀다고 덧붙였다. /권혁준인턴기자 hj7790@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